리야드, 이곳도 사람 사는 곳
2021년 10월, 두바이를 경유하여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에 입국하였다. 내 인생의 또 다른 Chapter가 시작되었다.
인천에서 두바이까지는 사막 입성의 자축으로 샴페인을 마셨다. 늘 그렇듯 나는 비행기를 타면 술을 마신다. 두바이에서 리야드행 비행기로 갈아탔다. 이슬람 종주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는 술의 ㅅ도 구경할 수 없었다. ㅠ 내 인생 처음으로 무알콜 비행이다. (이 나라에 도착하고, “내 인생 처음”이 많아졌다.)
착륙 전 창 너머로 보이는 끝없이 펼쳐진 모레 사막과 착륙 후 쩍쩍 갈라진 활주로의 모습은 내가 또 이 지구 상에 한 번도 가보지 않는 미지의 땅에 떨어졌구나! 를 실감 나게 하였다.
공항 입국과 동시에 나는 이곳의 새로운 문화, 언어, 사람들, 냄새 등등을 온몸으로 격하게 맞이한다.
입국심사 후 내 여권의 사우디 비자 페이지 위에 아라빅 꼬부랑글씨로 비자 번호를 적어준다. 숫자인데 눈을 뜨고 다시 봐도 무슨 숫자인지 아라빅 까막눈인 나는 절대 알 수 없다. 그리고 제일 신기했던 건 검은색 아바야를 입고 니캅으로 눈만 빼고 얼굴을 다 감싼 아랍 여성들의 무리이다. 나도 그들이 신기하고, 그들 역시 아바야 없이 벌거숭이인 동양인 여성이 신기한 거다.
한국을 떠나기 전, 내가 사우디로 간다고 하니 거의 모든 이들이 참 말이 많았다. 거기 치안은 안전한지,, 어디로 납치되는 것은 아닌지,, 테러,, 등등, 나 역시도 여기까지 오는데 수많은 의심을 했고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너무나 정보가 없는 이곳,
눈만 빼고 온 얼굴을 다 감싼 검은 니캅 뒤로 따뜻한 눈웃음이 있는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다.
이국적이고 신비로운 이 땅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