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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화 Feb 07. 2024

박완서님의 [나목]을 읽고

책을 읽다 유일하게 눈물이 터져나온 구간이 있었다.

바로 경이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어젯밤 본인을 밤새 기다리다 어머니가 폐병을 얻어 돌아가셨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고백한 장면이었다.

그 대목을 읽자마자 눈물이 터져나왔다. 그래 아무리 아들들의 죽음으로 정신줄을 놓은 치매노인이라도 딸자식도 자식이었나부다. 그 추운 겨울 밤을 밤새 하나뿐인 딸자식 마저 어찌될까 언 손과 발을 호호 불어가며 춥고 또 추웠을까. 

하지만 박완서작가님은 곧바로 그 눈물이 쏙 들어가게 만드신다.

사실은 제가 지어낸거에요! 라고 경아가 곧바로 사실을 실토한 것이다. 하지만 뒷말을 듣는 이는 없다. 이미 경아는 제 오라버니들의 죽음에 이어 어미의 죽음까지도 본인이 원인제공자가 되고만것이다. 

이런게 작가님의 매력인것 같다. 끝없이 솔직하고 진실한 점. 그 분의 평소 성격이 주인공에게도 그대로 투영된것 같다. 어려서 아버지에게 막내딸이라는 이유로 한없는 사랑을 받다 일찍 여의고, 오빠들만큼은 아니지만 늘 자신을 따스히 감싸주던 어머니로부터 받던 애정이 뚝 끊기고 경아는 참 외로웠겠지. 그 외로움을 거짓으로나마 일순 감추고 싶었던게 아닐까. 이미 돌아가신 어머니지만 마지막만큼은 사랑받았던 딸로 자신을 사랑해주시던 옛날의 어머니로 보내드리고 싶었기에 곧 정정하긴 했지만 그런 거짓말을 고한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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