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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faitement imparfaite Jun 02. 2020

연가에 대한 고찰

일요일 밤의 끝을 잡고

지금으로부터 4시간 반 뒤면 오피셜리 월요일이고 또 출근을 해야한다.


요새 나는 원인모를 미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는데, 퇴근 후 저녁먹고 바로 시름시름 앓기 시작해서 9시 정도면 이미 누워서 보던 폰을 툭툭 떨어뜨리며 졸기 시작하고, 마지막 남은 정신을 끌어모아 다음날 아침 알람을 겨우 맞춰놓고 기절하듯 잠이 든다.


 원래 다들 이렇게 피곤한데 퇴근 후에 학원도 다니고 친구들도 만나고 술도 마시며 살고 있는거라면, 그들의 정신력이 무한히 존경스럽다. 그게 아니라면, 그들의 체력에 경의를 표한다.


아무튼간에 매일 출근하며 오늘 반차를 낼까, 내일 연가를 낼까를 고민하는데, 이번주는 월화수목 다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금요일에 연가를 낼까도 생각중이다.

더군다나 목요일 저녁에 회식이 있으니, 금요일에 내가 피곤할 건 안봐도 비디오니까!


하지만 왠지 금요일에 연가를 낸다는 건, '오늘만 지나면 주말이니 힘이 난다'고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고 사무실에서도 왠지 금요일엔 금요일만의 기대에 부푼 바이브가 있어서 한결 공기도 가볍기에, 여간 아까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반은 이미 기분상 쉬는 날이나 다름없는데 통째로 쉬겠다고 귀한 연가를 쓴다니 그건 왠지 노노노지!


그렇다면 과학적으로(!?) 연가를 쓰기 제일 좋은 날은 언제인가.



경험을 통해 일단 화요일은 제일 최악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이미 '내일이면 월요일이야'의 일요일을 거쳐 지독한 월요일을 경험했고, 화요일에 쉬면서도 '아직 수목금이 남아있어'라는 부담감에 시달려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없다.

하루종일 일요일 저녁이 3배 농축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월요일 연가는 어떨까.

월요일엔 웬지 주말을 보내고 전주에 마무리되지 못한 일을 매듭짓던가 새로운 일이 시작될 것 같아 말단 직원으로써 부담스러운 날이다. 그리고 일요일저녁엔 이미 습관적으로 찜찜하고 월요일 후의 화수목금은 조금 긴 감이 없잖아 있으니 그닥 길일이라 볼 수 없다.


휴 그럼 수요일은 어떨까. 말할 가치도 없다. 이도저도 아니다.


목요일은?어쩌면 목요일이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월화수의 피곤함이 목요일쯤이면 극에 달하고, 하루 쉬고 출근하면 어차피 금요일 하루는 또 '내일은 주말이니까'라고 기쁜 맘으로 버틸 수 있다. 마의 수요일도 '내일은 연가니까'라고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목요일이 최적의 연가 요일이다.


그런데 이번주 목요일엔 회식이 있고 다음주 다다음주 모두 목요일엔 미루기 애매한 약속이 있다...


작고 소중한 나의 완벽한 연가를 위하여..오늘밤도 알람을 맞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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