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스 할머니를 만나다

살아온 시간이 살아갈 시간에게 건네는 말

by 윤슬작가


내 친구에게 선물해 주고 싶어요.

가족에게 친구에게 선물해 주고 싶어요.

...

나도 뭔가 지금부터 하면 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멋지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도 이렇게 나이 들고 싶어요.

...

매사에 긍정적인 게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니까 101세까지 살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나도 되돌아보았을 때, 이런 삶이었으면 좋겠어요.

내 인생을 이렇게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부터 용기내어, 해보고 싶은데 미루었던 것들, 하나씩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독서모임 중에서




멋진 할머니를 만났다. 삶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삶을 마주하는 모습이 더 흥미로웠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여겨지면서도 마냥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삶의 연륜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 연륜보다는 인생을 마주하는 할머니의 태도에 그 해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지스 할머니. 할머니의 부모님에 대해 자세한 묘사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어떤 분인지 그림이 그려졌다.

따뜻하고, 매사에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모습이셨을 것 같다.

모르긴 몰라도 모지스 할머니가 지닌 긍정성은 '부모님'에게서부터 이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로 날 때리면 난 앞으로 계속 아버지를 미워할 거예요!"

'고 녀석 참...'



"나는 늘 내 힘으로 살고 싶었죠.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진 않았어요"

이 책에서 전반적으로 흐르는 메시지이다.

삶에 대한 모지스 할머니의 태도라고 할 수 있겠다.

책 후반에 할머니 인터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신선했다.

장수 비결을 묻는데, 할머니는 이렇게 유쾌한 대답을 했다고 한다.

"나이값을 안 하면 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나름의 방법을 찾는 진짜, 모지스 할머니 다운 대답이었다.



모든 것이 지나간다고 했던가. 할머니의 삶도 평탄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겪는 아픔을 할머니도 겪었다. 하지만 할머니는 조각을 이어붙이는 퀼트처럼, 자수를 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자신의 삶을 관찰하고, 관찰 속에서 자신의 태도를 정했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두고,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을 다한 것이다. 그 모습이 존경스러웠고, 내 삶으로 가져와야 할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내가 죽는 건 두렵지 않아요"

"당신은 안 죽어요. 당신이 얼마나 건강한데"

"내가 죽는 건 정말 두렵지 않지만, 당신 혼자 여기 두고 나 먼저 가느니 차라리 당신이 설원 아래 묻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낫겠어요"

그 말을 받아 내가 이렇게 말했어요.

"토마스, 난 당신을 만나기 전에도 혼자 잘 살았거든요?"

그랬더니 토마스가 이렇게 말했어요.

"나도 그건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지금 혼자가 된다면 그때와는 다를 거예요.

만약에 이승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나는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당신을 보살필 거예요"

마치 머지않아 세상을 떠나리란 걸 아는 사람처럼 그런 말을 했습니다.

...

나는 미신을 믿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힘 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런 일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그런데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모르다가도 막상 붓을 잡으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만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건 토마스가 도와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는 늘 생각합니다.

어쩌면 정말로 그이가 돌아와 날 돌봐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p.232 ~ 235




나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긍정성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내게 격려와 응원을 던져주는 책이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몇 권 선물로 보내주었다.

내 인생에 대해 용기를 부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혼생활을 한 팀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부모 혹은 부부의 모습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책을 덮는데 <살자, 한번 살아본 것처럼>의 표지에 올렸던 글이 생각났다.

"무엇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날, 무엇을 마무리하기에 가장 좋은 날, 바로 '오늘'입니다."

어디선가 '나의 오늘'이 반짝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by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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