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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낭만 Jul 08. 2020

숲속을걸어요

퇴사하고 알게 된 진실

나뭇가지가 마이크가 된다는 것


아이와 아침은 웬만하면 숲에서 보내려고 하고 있다

요즘같이 회색 벽돌 속에만 갇혀서 모래 한 알 만져 보지 못하고 사는 아이에게 산소를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내 어렸을 때 좋았던 기억을 내 아이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인 거 같다


며칠째 숲에 가니 운동 안 한 내 몸뚱이는 힘이 들었는지 입술 한편에 빨갛게 물집이 잡혔다


그래도 세상이 처음인 우리 아이는 한걸음 걷고 한걸음 걷고 이거 뭐지? 이거 뭐지?를 반복하느라 5분 거리를 한 시간에 걸쳐 가곤 있지만 아이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즐겁다


숲에서 놀다 지칠 때쯤이면 숲 속을 걸어요 동요를 틀어주는데 오늘은 그 노래가 너무나 신이 났는지 막대기를 들고 노래를 하는 게 아닌가

아이의 상상력이란, 이렇게 시작되는가 보다

한참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숲 속을 걸어요를 흥얼거린 뒤 2시간이 넘게 숲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이렇게 숲에서 오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돌아와 씻고, 밥 먹고 바로 낮잠을 자주는 아이에게 감사하다


어제 아니 오늘 새벽까지 미드를 몰아봤더니 너무 피곤하다. 그렇지만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얼른 정리하고 다음 할 일을 처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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