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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혜영 Jun 19. 2018

발걸음은 별빛을 딛고

-제자리걸음을 걷는 너에게-

더디게 내딛던 걸음이 멈춘다. 어느새 홀로 덩그러니 남아 있다.

함께 출발한 이는 저만큼 앞서 가는데 혼자만 제자리를 걷는 것 같은 날이 있다.

그럴 때면 그나마 남아있던 열정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무력감이 전신을 휘감는다.     


그런데, 그거 알아?

그 순간에도 발이 딛고 선 지구는 멈추지 않는다는 거.

우리가 아무리 제자리를 걸어도 지구는 한결같은 속도로 한 바퀴를 돌아. 

23.5도 기운 지구가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제자리에 멈출 수 없어. 

두 발을 모아 꼼짝 않고 있어도 우리는 우주를 향해 23.5도 나가는 거야. 

매순간마다 잠을 자고 있는 그 순간에도...


그러니 한발을 내딛으면 우리는 얼마나 빨리 우주로 나가게 될까?

뛰어가면 또 얼마나 멀리 뻗어가게 되는 걸까?


아마 별빛도 그렇게 왔을 거야.

수백광년을 쉬지 않고 한 발씩 한 발씩.

그렇게 날아와 칠흑같이 어둔 밤하늘을 빛내고 있지.

지금 어둠 속에서 내딛는 네 발걸음이 별빛처럼 아름다운 이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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