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ulhouse Sep 20. 2016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 놀이 선물

여느 때처럼 바쁜 아침, 아이를 둔 맞벌이 집의 아침은 우리 집과 마찬가지로 전쟁터를 방불할 것이다. 

널려 있는 옷가지와 준비물 사이로 몇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동동거리는 엄마와 마냥 놀고 장난치는 데 정신이 팔린 아이.

참자, 참자, 참자. 세 번의 되새김 후에 결국 엄마의 인내심은 바닥을 친다.


“밥 안 먹을 거면 엄마 혼자 갈 거야!”

어제와 같은 협박성 멘트를 내 뱉자마자 후회가 밀려온다. 



엄마! 어른들은 아이에게 화내는 거 아냐! 

어른들은 아이가 놀고 싶을 때 같이 놀아줘야 해. 

난 아직 아이니까!


마냥 어리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5살이 되자 제법 말대꾸를 한다. 

엄마를 가르치려 드는 아이에게 또 하나의 큰 가르침을 얻었다.

‘그래, 넌 아이구나. 조금 더 기다려주고 함께 노는 엄마가 되어 줄게. 사랑해.’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은 늘 죄책감에 시달린다.

‘조금 더 함께 놀아줄 걸, 조금 더 참을 걸.’

다른 엄마들처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해결되지 못하는 숙제를 품고 산다.

다시는 오지 않을 아이의 황금 같은 시기. 

이 시간을 행복한 추억으로 가득 채워 주고 싶은데...




어릴 적 행복한 추억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 

시원한 계곡에 수박 동동 띄워 잘라 먹었던 기억, 

개울가에서 아빠와 올챙이잡았던 기억, 채집망 가득히 잠자리를 잡아서 날려 보내던 기억. 

나의 행복한 추억들은 모두 부모님과 자연에서 함께한 순간들이었다.


일을 하는 엄마이기에 절대적인 시간은 부족하지만, 아이와 자연에서 함께 보낸 추억을 채워주고 싶은 욕심에 ‘숲나무땅놀이터’라는 공동육아 모임을 시작하였다. 


산초 나뭇잎을 얼굴에 붙히고 웃는 아이


매주 적어도 하루는 산에서, 텃밭에서, 여러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밝게 웃고,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자연 속에서, 일상 속에서 엄마와 함께한 시간이 가져온 아이의 행복한 웃음을 보고 나니, 

쉬는 날 마냥 게을러질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텃밭과 산으로, 때론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나들이를 떠났다. 

그렇게 하나씩, 둘씩 쌓인 놀이의 시간은 아이의 표정을 점점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 소소하지만 행복한 추억을 브런치에 담아본다. 

내 아이와 함께했던 작은 행복들이 쌓이고 쌓이면 어떤 선물이 될지 기대하면서.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와 함께 잠들고 함께 일어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