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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lhouse Sep 21. 2016

아이와 함께 잠들고 함께 일어나기

#3. 행복 놀이 선물

아직 어린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마는 늘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애가 빨리 자야 밀린 집안일을 할 텐데. 왜 아이는 엄마가 없는 걸 그렇게도 잘 알아차리는지. 

손으로는 아이를 토닥거리면서도 마음은 바쁘다.


외국의 육아 방식을 보면, 우리 나이로 돌 무렵이 되기 전부터 아이를 혼자 재우는 사례가 많다. 

하룻밤에도 몇 번씩 일어나 우는 아이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엄마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얘기. 

그래서 외국식 육아 방식을 어떻게든 실현해 보려고 잠자리 습관을 잡아주는 <베이비 위스퍼> 류의 책을 필독서 인양 사들이곤 한다. 그러고는 곧 좌절을 맛보지만...


나 역시 글 쓰고 책 만드는 직업을 가졌다 보니, 낮에 못한 일을 밤에 처리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래서 아이를 어떻게 해서든 재운 다음, 슬며시 일어나 밀린 일을 하곤 했다. 


다행히도 아이는 낮에 실컷 놀았기 때문인지 밤에는 깊이 잠들었고, 나는 마냥 내게 내린 그 행운을 감사해했다. 그런데 몇 달 전, 아이의 유치원 학부모 총회에서 환갑이 다 되신 교장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제가 지금껏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건 아이가 잠들 때 같이 자고 함께 일어난 거예요.

잠결에라도 엄마가 곁에 있다고 느꼈던 아이는 불안해하지 않고 푹 잠을 잤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것이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단단한 자아를 형성하는 밑받침이 되었어요.

그러니 엄마들, 애 재우고 집안일하러, 드라마 보러 일어나지 말고,
아이가 잘 때 같이 주무세요. 

그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아이가 혼자서도 잘 자는 걸 마냥 기특하게 여겼던 내게 선생님의 말씀은 큰 충격이었다. 그러고 나서 곰곰이 떠올려보니, 아침마다 아이가 이불을 움켜쥐고 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던 것이 ‘엄마가 어디 있는지, 날 버리고 떠난 게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 후, 나는 밤마다 밀린 드라마를 보고, 하염없이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던 습관을 끊었다. 

최대한 낮에 할 일들을 처리해 내기 위해 일의 효율을 높이려고 했고, 피치 못하게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날에는 아침에라도 아이 곁에 엄마가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옆에서 잠을 잤다.


단 1주일을 같이 잠들고 일어났을 뿐인데 처음엔 잠에서 깰 때마다 칭얼거리고 울먹거렸던 아이가 아침에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그리고 쓸데없는 웹 서핑과 드라마 시청으로 잠을 설치며 쌓였던 나의 피곤도 한결 덜해졌다.


그러니 엄마들, 아이가 잘 때 같이 주무세요. 그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잠자리 이야기

잠자리 습관을 잡아줄 때 도움이 되어 준 암막 커튼 


아이가 쉽게 그리고 깊은 잠을 자게 하려면, 아이가 편히 잠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잠이 들기 전에 너무 격하게 놀게 되면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니, 매일 정해진 수면 시간 1시간 전부터는 재울 채비를 하세요.

저는 시계가 9시를 가리키면 아이에게 시계를 보고 잠잘 시간이라고 알려줘요.

아이 방에 들어가 형광등을 끄고 작은 조명만 켠 다음 자리에 누워 아이가 좋아하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옛날이야기를 자주 들려주다 보니, 아이가 잠자리에서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머나먼 곳에 커다란 성이 있었어요.”

“그 성에는 누가 살고 있었을까요?”

“라푼젤이요!”

아이와 소곤소곤 거리며 옛날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스르륵 잠이 들지요.


잠이 든 후에는 불을 끄셔야 해요. 잠을 잘 때 조명이 있으면 깊은 수면을 방해하거든요.

볕이 잘 드는 남향 방이라면 블라인드 대신 암막커튼으로 바꿔 주세요. 

깊은 잠을 잘수록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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