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행복 놀이 선물
이모, 저 상추 키워요.
전 반찬으로 상추가 제일 좋아요.
상추 먹고 엄마처럼 키가 클 거예요.
저녁 무렵, 집에 들른 이웃집 엄마에게 아이의 수다가 한창이다.
2주 전부터 베란다에서 키우기 시작한 상추가 제법 자라, 상추 잎 몇 개를 따서 쌈을 싸줬더니 맛나게 먹고 신나게 자랑을 해 댄다.
매해 4월 초·중순, 9월 초순은 모종을 심는 시기다. 씨앗은 2주 정도는 일찍 뿌려서 솎아줘야 한다.
좀만 부지런을 떨면 늦은 봄부터 늦가을까지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줄 채소를 직접 기를 수 있다.
집에서 가까운 화훼매장이나 종묘상에 가면 상추, 치커리, 로메인 등 온갖 채소 모종을 한 포기에 300~500원이면 살 수 있다. 가장 비싼 조선호박 모종도 3,000~4,000원이다.
처음 베란다 텃밭을 할 때는 야심 차게 텃밭용 화분부터 여러 개 샀었는데, 몇 년간 베란다 텃밭을 해보니 화분보다는 스티로폼 박스가 더 좋다는 걸 깨달았다. 스티로폼은 자체적으로 보온이 되기 때문에, 미묘한 날씨 변화에도 모종이 훨씬 튼튼하게 자란다.
우선 재활용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스티로폼 박스에 죽은 화분의 흙을 옮겨 담는다.
스티로폼 박스 밑에 물구멍을 송송 뚫고, 뚜껑으로 화분 받침을 한다.
볕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게 탁자 위에 올려놓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둔다.
스티로폼 박스를 채운 쌈채소 모종 몇 포기로 아이는 채소를 수확하는 기쁨과 그 맛에 친해지고, 엄마는 매일 저녁 고기에 곁들일 신선한 친환경 채소를 확보하게 되니, 수고로움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
베란다 텃밭 이야기
베란다에서 채소를 키울 때엔 햇볕도 중요하지만 채소가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도록 창문을 자주 열어 줘야 해.
햇볕이나 바람이 부족하면 채소는 키만 훌쩍 크고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거든.
씨앗을 사서 싹을 틔워볼까? 어린 씨앗은 싹을 틔울 때까지 자주 봐줘야 해.
삐죽삐죽 새싹이 올라오면 서로 너무 붙어있지 않게 솎아 주자.
물을 너무 많이 주면 씨앗이 썩을 수도 있으니 조금씩 자주 주는 거 잊지 말고.
베란다 텃밭에 무얼 키울까?
동글동글 예쁜 대추토마토는 똑똑 따먹는 재미가 있지.
상추나 로메인은 건강하게 잘 자라서 집에서 키우기에 좋아.
바질이나 로즈마리도 흙이 충분하고 환기가 잘되면 잘 자라.
엄마가 좋아하는 향기로운 허브도 키워볼까? 잘 자라면 맛있는 파스타와 피자를 만들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