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모르던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글을 쓰면 마음이 후련해짐을 느낍니다

by 단미



"어쩜 딱 내 마음이다, 어떻게 알고 그렇게 속시원히 잘 표현해주니?"


친구들과 모여있는 공간에서 글을 쓰게 되면 그런 반응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내가 느낀 기분을 글로 옮기는 일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다만 표현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한 번 두 번 그런 반응을 보게 되니 생각을, 마음을 글로 옮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그 옛날 학창 시절에는 글쓰기에 대해서 관심도 없었고 책 읽는 것조차도 멀리했던 시절이었다. 읽을 만한 책도 많지 않았거니와 누가 이런 책을 읽어봐라 추천해주는 일도 드물었던, 그저 학교만 왔다 갔다 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았던 그런 시간을 보냈다.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대학 진학은 할 수 없었으니, 글쓰기와 가까워지는 일은 더더욱 거리가 멀었고 내가 글을 쓰고 싶어 한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시간들이었다. 공부에 대한 갈증이랄까, 아니면 대학에 대한 로망이랄까 직장을 다니며 일반대학을 갈 수 없으니 방송대를 선택해서 공부를 할 때도 그저 사람 만나는 즐거움으로 보냈던 시절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상을 이어가는 생활이 답답했고, 그 마음을 일기 쓰듯 혼자서 끄적이는 습관이 있었다. 그렇다고 제대로 뭔가 글을 써봐야지 하는 그런 것도 아니고, 쓰고 싶을 때 가끔씩 적어보는 글, 내가 글 쓰는 시간은 그것이 전부였다. 그런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그 시간이 참 좋았다. 글을 쓰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가벼워지고 홀가분한 기분을 느끼며 혼자 만족스러워했던 시간이었다.





SNS를 통해 소통하는 시대가 오면서 오프라인 만남보다는 온라인에서 더 많은 소통을 하며 살아간다. 온라인에서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고 하루라도 접하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SNS에 투자하는 삶을 살고 있다. 좋든 싫든 글로써 소통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온라인에서 글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저 글을 쓰고 나면 홀가분해지고 정리되어 위로받는 느낌이 좋아서 자꾸만 쓰게 되었다. 같은 생각을 하거나 같은 마음을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얻게 되면 뿌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면서 글쓰기는 계속되었다. 그러나, 쓰면 쓸수록 혼자되는 기분을 느꼈고 좀 더 다른 뭔가를 갈망했다. 그것이 뭔지도 모르면서.


그러던 중, 우연히 브런치를 만났다. 브런치, 단어만으로도 느낌이 너무 좋았다. 브런치에 들어가서 많은 글들을 보았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정말 반가운 마음이었다. 뭔지 모르게 편안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브런치에 대한 바라기를 시작했다.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시간이었지만, 날마다 읽으며 글을 써보고 싶어 졌다.







그냥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그냥 글을 쓰면 되는 줄 알았다. 글쓰기를 누르니 쓸 수가 없다고 나왔다. 자격이 안되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더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하지만, 글쓰기에 대해서 배워보지 못한 내가 체계적으로 갖춰진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은 어렵겠다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만 가득했었다. 안 되는 것을 어쩌겠나, 포기하고 바라보며 읽는 것으로 만족하자 했다. 쓰고 싶은 마음은 잠재우고 또다시 많은 사람들과 SNS 활동으로 소통하며 지내는 동안 만족스럽지 못한 혼자만의 글쓰기는 시들해져 갔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고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 방법도 모르고 시작도 못하고 시간만 보내며 글쓰기 공부에 대한 글들을 찾아 읽으며 방법을 찾아보려 애썼지만, 방법은 그냥 막, 무조건 써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냥 막, 많이 써보라고? 그게 말이여 된장이여?






난, 브런치가 좋았다.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준 브런치의 분위기가 좋았다. 나하고 잘 맞는 느낌이 좋았다. 다시 도전하고 싶어 졌다. 방법을 찾아봤다. 어떻게 해야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는지,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내가 쓰고 있는 글들이 자격이 되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마음만으로 도전했던 처음에는 탈락했지만, 브런치 작가에 대해서 알아보고 노력해서 도전한 결과 작가 승인을 받게 되었다. 감격스러웠다.


브런치 작가, 작가라는 말이 설렘을 안겨주고 기분 좋게 해 주었다. 아직 글을 쓰지도 않았는데 그냥 좋았다. 뭔가 있어 보이는 타이틀, 브런치 작가. 그렇게 글쓰기를 모르던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기뻤다. 행복했다. 혼자 으쓱해졌다. 그런데, 정작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니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스러워졌다. 좋아하던 브런치에 빨리 글을 쓰고 싶은데, 그냥 가볍게 글을 쓰면 예의가 아닌 거 같았다.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






글쓰기를 몰라도 글을 쓸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처음으로 글 쓰는 것에 대해 인정받는 것 같았다. 마음을 나누는 글을 쓰고 싶다. 브런치에는 정말 능력 있고 훌륭한 작가들이 많아서 때론 기가 죽는다. 그들이 부럽고 내가 작아져서 속상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난 글을 쓰고 싶다. 난 브런치 작가니까.





이전 10화선입견을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