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드 Oct 31. 2020

설명하기 복습

출력식 복습 방법

대화를 하다 보면 우연찮게 상대가 모르는 내용을 알려주고 이해시켜야 하는 경우를 만나게 됩니다이럴 때면 평소 잘 아는 내용인데도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어떤 예를 들면 상대가 쉽게 이해할지 등이 은근히 고민됩니다내가 알고 있는 것과 그것을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무언가를 잘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내가 진짜로 알고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설명을 목표로 하는 공부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업 흥미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또래 선생님을 도입하거나 학생들끼리 서로 발표하는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안타까운 것은 많은 학생들이 문제집을 푸는 일은 공부로발표나 친구를 가르치는 수업은 노는 것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여긴다는 점입니다그러나 설명하기는 대표적인 출력식 공부법으로지식을 정리하고 기억하는데 효과적이면서도 강력한 공부방법입니다.

EBS <교실이 달라졌어요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숭실대학교 CK교수학습계발연구소에서는 말하기 공부가 학생들의 메타인지를 계발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설명의 상대는 친구이면 좋은데내가 말하려는 내용을 전혀 몰라서 개념부터 알려줘야 하는 동생이나 공부가 다소 부족한 친구일수록 더욱 좋다고 합니다이것은 진짜로 이해한 사람만이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대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사람을 상대로 하기 어렵다면 인형을 의자에 앉혀두고라도 오늘 배운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해 보도록 권합니다. 상대가 반응할 수 없는 인형이라고 할지라도 아는 것을 말해 보는 것 자체가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요.

필자는 자기 주도 학습의 효과성을 확증하기 위해서 초등 고학년부터 자기 주도 학습을 해온 한 학생과 추적 인터뷰를 해왔습니다이 학생은 평소 집에 돌아와 그날 배운 것을 써보는 방법으로 복습을 했는데써보기 전에는 먼저 배운 내용을 혼자 중얼거리며 말로 정리했습니다내용을 말해보면 졸리거나 지루하지도 않고 생각도 잘 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같은 공부 방법을 동생에게도 전수하다 보니시험기간이 되면 마주 보고 있는 각자의 방에서 둘 다 떠들며 공부하느라 시끄러워져서 서로 방문을 닫고 공부했을 정도였습니다. 배웠으나 말할 수 없는 내용이라면 공책에 적을 수도 없기 때문에학생은 설명해 보다가 막히면 즉시 책을 찾아 확인했습니다설명하기를 통해 실시간 피드백을 실천하는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무엇을 설명할까?

그렇다면 설명하기 복습으로 무엇을 말해보면 좋을까요이것은 외워야 하는 단어들을 기억하려고 같은 말을 반복해서 입으로 중얼거리거나, 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설명하기 복습은 자동화가 아닌 배운 내용을 이해해서 내 말로 바꾸어 말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말 그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정의를 말해보자

오늘 복습할 내용에 정의가 나오면 이것을 혼자 책을 덮고 말해봅니다용액과 용매용질의 뜻비와 비율의 정의 등을 동생에게 말하듯 예도 들어가며 설명해 봅시다설명이 어렵다면 나란히 나온 비슷한 개념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그들 사이에 결정적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봅시다.



학습문제에 답해보자

오늘 공부할 차시의 교과서 맨 앞에는 학습문제가 굵고 큰 글씨로 나옵니다. ‘행성과 별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씨앗이 싹트는 조건을 알아볼까요?’와 같이 학습문제는 대개 질문으로 되어 있습니다그날 수업의 목표와 핵심 질문은 학습문제에 있습니다그러므로 위 단원들을 공부했다면 행성과 별의 차이점씨앗이 싹트는 조건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과서 질문의 답을 말해보자

교과서를 살펴보면 곳곳에 질문들이 있습니다내용을 확인하는 질문도 있고 수업 내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배운 것을 응용해서 답해야 하는 질문도 있습니다때로는 수업시간에 다 다루지 못하고 지나가기도 하는데 복습 때는 이런 질문들을 말로 답해보면 좋겠습니다.



과정이나 방법을 설명해 보자

사회나 과학 복습을 할 때는 과정이나 방법을 말로 해 보면 훌륭한 복습이 됩니다실험을 했다면 실험 과정을 책을 보지 않고 하나씩 떠올리며 말해보면 좋습니다어떤 실험 도구들을 어떻게 설치했는지변인통제를 위해 한 일은 무엇인지실험할 때 주의 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말해보다 보면 실험 설계변인 통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집니다.

또한 과정 지식 자체를 알아야 하는 경우는 더욱 그것을 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북극성을 찾는 법이나 생태계 평형이 돌아오는 과정과 같이 내용에 일정한 순서나 절차가 있는 경우는 내가 그 과정을 말할 수 있어야 진짜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역사 내용이라면 하나의 사건을 가르치듯 설명해보자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끼리 가르치고 배우는 수업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과목은 사회입니다그만큼 배우는 학생은 물론 가르치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그중에서도 특히 역사를 배우는 중이라면 집에 돌아와 배운 내용을 꼭 설명해 보기를 추천합니다수업 전체의 내용을 말해보기가 부담된다면 오늘 배운 내용 중 주요 사건 하나를 설명한다는 목표를 갖고 말해보면 좋습니다예를 들어 아관파천에 대해 설명해 본다면 아관파천의 뜻아관파천이 일어날 당시의 국제 상황일어난 이유아관파천의 과정사건의 결과 등을 아관파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설명하듯 말해보는 것입니다학생끼리 서로 가르치는 수업에서 친구에게 배운 역사 내용을 잘 설명하던 학생들은 수행평가인 서술논술형 시험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자기 말로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시험에서도 그 내용을 자신 있게 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차시 마지막 질문의 답을 설명하기

교과서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한 차시 마지막 부분에 한마디로 답할 수 없고 배운 내용을 사용해서 길게 설명해야 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과학이라면 '더 생각해 볼까요?' 수학이라면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와 같은 질문들입니다수업시간에 이 질문들은 선생님의 질문과 학생이 답으로 간단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사실 이 질문이야말로 수업을 마무리 짓는 중요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수업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질문은 그 날에 배운 지식과 원리들을 총동원하거나 공부한 내용을 기반으로 생각을 넓혀야 비로소 답할 수 있는 적용 질문이기 때문입니다그러므로 그날의 복습을 마칠 때는 물론 단원 마무리 복습시험을 위한 복습을 할 때 이 질문들을 설명하기로 답해보면 그 수업 전체 내용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셈이 되어 강력한 복습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다음은 과학책 수업 마지막에 나오는 <더 생각해볼까요?> 질문들입니다.


1. 균류와 식물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2. 봄철에 가을철 대표적인 별자리를 볼 수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학생들이 이 질문에 답하려면 그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이 머릿속에 정리되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별자리를 볼 때의 지구와 태양의 위치와 같은 원리에 관한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수학 교과서에는 차시의 마지막에는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가 자주 등장합니다수업을 통해 도출된 원리, 적용한 법칙 등을 학생이 직접 설명해보라고 요구하는 질문입니다. 이런 질문에 나의 말로 직접 답할 수 있는지 점검해보면 내용 정리는 물론 수업 이해도에 대한 훌륭한 자기 피드백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배우거나 공부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잘 설명할 수 있습니까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지식이 내 머릿속에 정리되어 완전히 내 것이 되었다는 뜻입니다잘 이해된 내용일수록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법입니다공부를 했다면 그것을 안다고 말하기 전에 정말 아는지 직접 한번 말해서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을 출간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