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이 주범이 아니었다. 엊그제 식사하다 말고 어르신들을 가르치려 든 것을 후회한다. 죄송합니다.
라떼는 안 그랬다고. 본인은 100억 버는 능력남이지만 겸손한데, 능력도 없는 것들이 분에 넘치게 허세 떨면서 있지도 않은 허상을 인스타에 올리고 자빠져서, 그 허세가 평범한 보통 사람들 기죽여서 그게 출산할 의욕을 꺾어서 저출산 사회를 만들었다고. 많은 공감을 자아내고 있단다. 놀랍다.
남에 대해 말하기 전에 자기가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는 능력이야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니 그렇다 치자. 100억을 번다니. 아무리 일해도 내 집 마련이 요원해 보여 주거마련을 위한 저축 대신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소비로 눈을 돌리는 오마카세 방식의 소비행태를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없을 터이니.
수학을 가르친다니 논리는 있어야지. 인스타에 난무하는 오마카세, 골프, 호텔이 기를 죽여서. "라떼는 못 살았어도 애는 잘 낳았다고. 지금은 다 잘사는데 왜 애를 안 낳을까. 다 인스타 때문."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면서 국민 소득이 증가할수록 출산률 저하경향을 보입니다 아저씨. 예외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만 인스타 해서 출산률이 유독 이렇게 낮은가요?
거기에 옳다고 맞장구친 뒤 기사의 본 목적이 나오는데, 서울시가 예산 들여 자만추, '서울팅' 하잔다. 평범하면서 자연스러운 만남이 해결책이라고. 인스타가 원인이라는 분석과 자만추라는 해법이 연결 안 되는 것도 문제지만, 해법의 세계관도 놀랍다. 여건이 되면, 사람과 사람은, 기를 쓰고 만난다. 그것도 통제의 가장 먼 곳에서부터.
아. 진정 예산 투입해야 할 연구 과제를 찾은 기분이다.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 남자들이, 정책 입안자들이 저마다 마음속에 갖고 있는 꼬인 심리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