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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엥 Oct 02. 2021

코로나 이후 다시 프랑스 -역사

나폴레옹이 탔던 것은 멋진 백마가 아니고 늙은 노새였다고?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말 중에서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런 멋진 명언을 하게 된 것일까? 나폴레옹을 그린 그림들은 아주 많고 모든 그림들이 다 유명한 명화들이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나폴레옹 그림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그림을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그림은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이라고 알려진 그림일 것이다. 

  언제 봐도 작은 영웅 나폴레옹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림이 아닌가. 흰 갈기를 휘날리며 눈 덮인 산길을 박차고 나가려는 백마의 모습도, 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산 정상을 향해 군사들을 독려하는 나폴레옹의 모습도 모두 다 영웅적인 이미지에 정말 잘 어울리는 그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어릴 때부터 수없이 보았던 바로 그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저 멋진 그림이 사실은 과대포장 된 그림일 수 있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저 멋진 그림에 프랑스 권력층의 특별한 의도가 들어가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한 적 있는가? 당시 권력층의 특별한 의도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화가로 저 그림을 그렸던 자크 루이 다비드와 권력층이 기획한 것이었다. 이유는 한 가지, 오로지 나폴레옹에게 더욱 멋진 영웅적인 이미지를 입히고 최대한 멋지게 미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나폴레옹을 아주 멋진 영웅으로만 기억하고 있다면 그건 백 프로 나폴레옹의 그림을 주로 그렸던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 덕분일 것이다. 

   저 그림의 배경은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인데, 나폴레옹은 정말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을 넘었을까? 만약 넘었다면 왜 그는 저런 힘든 일(거의 불가능에 가까운)을 해야만 했을까? 역사적으로도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을 중무장한 군사들을 데리고 넘는 데 성공한 사람은 극히 드물어서 카르타고의 명장이자 제2차 포에니 전쟁의 영웅으로 로마를 멸망 일보직전까지 몰고 갔던 한니발 장군이 거의 유일하다.   

   그처럼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나폴레옹이 불과 31살 나이에 성공 시켰던 것이다. 저 그림은 바로 그런 나폴레옹의 모습을 영웅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저하던 프랑스 군사들을 독려하는 나폴레옹을 좀 더 멋지게 미화한 그림인 것이다. 바로 이때 나폴레옹이 외친 말이 바로 그 유명한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였던 것이다. 이때 사실 나폴레옹은 한 마디를 더 했는데, 원래 그가 외쳤던 말은 “불가능이란 바보들의 사전에나 나오는 말이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라고 외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던 군사들을 이끌고 마치 한니발이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알프스를 넘었던 것처럼 그렇게 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이 아닌 현실에서 나폴레옹은 어떤 모습으로 눈 덮인 알프스를 넘어갔을까?  아쉽게도 나폴레옹은 그림과는 달리 전혀 영웅적인 모습으로 산을 넘지 못했다. 아니 넘고 싶어도 절대로 저런 멋진 모습으로는 산을 넘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는 눈길에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나폴레옹은 노련한 산지기에게 의지해서 산을 넘은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그림처럼 저렇게 멋진 흰 말이 아니고 산을 오르는데 특화된 늙고 작은 노새를 타고 넘었다. 또한 병사들에게 “나를 따라라“하고 선두에서 지휘한 게 전혀 아니고, 오히려 프랑스 군사들이 먼저 알프스 산을 다 넘고 나서 4일이 지나서야 어렵게 산을 넘었다고 알려졌다. 그런 나폴레옹의 모습을 비교적 정확하고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던 화가가 있었는데 바로 폴 들라로슈라는 화가로서 그가 그린 <노새를 타고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이라는 그림이다. 

  당시 프랑스 권력층과 친밀했던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에 비해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실제로는 프랑스 권력층은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 바로 폴 들라로슈의 그림이 당시 눈 덮인 알프스를 넘던 나폴레옹의 실제 모습과 거의 일치하는 그림이라고 역사학자들은 인정한다. 나폴레옹을 영웅처럼 보이게 하는 요소가 거의 없이 너무도 지극히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어서 오히려 당혹스러울 정도다. 물론 프랑스 사람들은 사실적인 모습의 위 그림보다는 당연히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생 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나폴레옹> 그림을 훨씬 더 좋아하고 믿고 싶어 한다. 그래서 프랑스가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에 자크 루이 다비드의 그림은 있어도 폴 들라로슈의 그림은 없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은 그렇다면 왜 나폴레옹은 당시에 저토록 무모해 보이는 일을 감행했던 것일까? 나폴레옹은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을 넘어서 도대체 어디를 가려던 것이었고 무슨 일을 하려던 것이었을까? 당시 나폴레옹이 군사들을 독려해서 목숨을 걸고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을 넘어서 가려던 곳은 어디였을까? 그곳은 바로 이탈리아 땅인 마렝고 평원이었다. 그렇다 마렝고 치킨 혹은 치킨 마렝고가 나온 바로 그곳이었던 것이다. 마렝고 평원으로 가서 이탈리아를 점령하고 위세를 떨치면서 프랑스까지 위협하고 있던 오스트리아와의 한 판 승부를 하기 위해 저런 무모해 보이는 일을 감행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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