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겨울에는 칼바람의 나라지만, 캐나다는 오로라가 보일 정도라고 하니 말 다했다. 그래도 마냥 설레어지는 이유는, 여기가 스키의 천국!! 이여서 이다. 군대에 선임병들 중 한 명이 스키를 잘 타는 사람이었고, 어려서 부터 스키에 대한 선망이 있었기에 그 선임병과 스키 얘기를 할 때면 항상 가슴이 뛰었다. 밖에 나가면 바로 스키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했고, 전역일 10월 17일에 전역하고 나서 바로 하이원에 알바 지원을 했다. 그렇게 해서 스키라는 것을 독학으로 한 시즌 배우고, 배우는 김에 스노우보드, 숏 스키, 그냥 다 배웠다. 카빙은 기본이다. 밥 먹고, 일 끝나고, 시간만 있으면 항상 슬로프로 향했으니 말 다한 거다. 타다가 사고 크게 나서 어깨 부러지고.. 그렇다.. 이렇게 어깨가 또 부러졌었다.ㅋ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한 달은 팔에 깁스하고 스키는 못 타러 갔다가, 다시 타게 되어 미친 듯이 더 탔다. 그다음 해에는 스키 패트롤로 한 시즌 보내면서 스키 자격증도 취득했다.지금 생각해 보니 스키를 미친 듯이 좋아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재, 여기 휘슬러에 있는 거다. 그렇게 미친 듯이 스키를 좋아하는 내가 겨울 시즌이 조금 있으면 시작하는 휘슬러에.. 와.. 이게 꿈이냐?! 다운힐 바이크 타다가 어깨 다쳐서 한 달 동안 쉬게 되면서, 많이 푹 쉬었으니 이젠 다시 알바도 구해야 했다. 예전 일하던 곳들에 가서 다시 일할 수 없을지 물어보았으나, 어느 게 나의 빈자리는 다른 이들이 언제 왔는지 이미 채워져 있었고, 하는 수 없이 일자리 광고들을 다시금 훌터보기 시작하였다. 며칠 후에 휘슬러에서의 첫 룸매가 본인이 하던 일자리를 해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봤다. Laundry 잡이였는데, 빨래 죽어라 하면서, 마른빨래 들은 예쁘게 개는 그런 호텔에 있는 세탁소? 였다. 시급도 괜찮았기에 얼른 ㅇㅋ 하고 같이 저녁 약속을 잡았다. 팔도 너덜너덜 해지고, 일자리도 없는 나였지만, 일자리를 소계 해 줬으니 밥 사는 것은 당연한 거였기에, 그래서 칼질할 곳으로 장소를 잡았다. 그 친구는 이제 휘슬러에서의 워홀 생활을 마감하고 여행 좀 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나도 언젠간 저런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그날이 오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죽어라 일하는 멋진 외노자? 가 되기로 결심을.. 쿨럭..
며칠 뒤 Laundry로 일이 있는 호텔로 갔고, 매니저가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몇 마디 나눠본 후, 내일부터 나오라고 했다. 다음날부터 나는 Laundry로서 일을 시작하였고, 나이 지긋한 인도인 한 명이 먼저 일을 하고 있었는데, 10년 이상 일을 해 오고 있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직업의 귀천이 없다고 하던데, 정말이다. 도시로 나가면 또 다르려나? 휘슬러는 그랬다. 이분이 참 재미있으신 분이시라, 앞날이 즐겁겠 구나! 일자리도 이제 새로 구했으니 한시름 놓였다. 그동안은 다치기 전까지 벌어 놓은 돈으로 궁핍한 생활을 해왔었는데 다시금 밥 좀 제대로 먹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