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시마 Mar 01. 2021

꿈은 이루어진다, 스키장 알바

스키 리조트에서 알바를 하다.

스키강사 기회를 날려버린 후에도 나는 꾸준히 스키 리조트에 지원을 했다. 하늘도 지겨웠는지 리조트로부터 food station sever 포지션으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food station sever은 가게의 캐셔와 비슷하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음식을 직접 포장해서 전달하는 정도다. 면접을 위해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은 적당히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과 주문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영어 실력을 갖추는 것이었다.  


면접날이 다가왔다. 면접장에서 시시콜콜한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특별한 내용은 없어 딱히 기억나진 않는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만큼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셰어하우스 생활을 하며 친구들과 가볍게 나눈 대화가 도움이 됐다. 며칠 뒤 리조트로부터 이메일이 도착했다. 출근해도 좋다는 내용이 담긴 기쁜 메일이었다.  


이렇게 리조트에서의 생활은 시작되었다. 리조트에서의 일은 고되기도 했지만 장점이 많았다. 그중 내 마음을 가장 크게 움직인 것은 직원들에게 무료로 주어지는 시즌권이었. 시즌권의 가격은 일찍 구매할수록 저렴하지만, 나처럼 가난한 워홀러에게는 여전히 비싸다. 초반에 당연히 스키장 알바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기에 일찍 구매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일하고 있던 곳에서 일정 금액의 지원이 있어서 결국 질어 버렸다. 그리고 이렇게 스키장 알바를 덜컥 붙어 버리니 한편으로는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몇 달 동안 알차게 타고 다녔으니 된 거 아니겠는가?! 이번 연도 아니면 또 언제 여기 와서 이렇게 한 시즌 내내 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 지금이 너무 행복하기만 하다. 깝깝한 생활 속으로 다시 들어갈 생각을 하니 몸에 소름이 쫘악.. 돋는다. 바로 떨쳐 버리고 저녁 준비를 하였다.


10년이 지난 후에 뒤돌아 봤을 때 난 과연 현재를 제대로 즐기고 있는 걸까?!

작가의 이전글 스키의 꽃, 파우더 스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