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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늼 May 31. 2018

08.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생애 처음으로 취준생이 되었다.

07. 죄송합니다. 일 못하겠습니다. (이어서)


0.

재작년 말, 나는 잘 다니던 오프라인 프로모션 회사를 그만뒀다.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사실은 졸업하기 전부터 다니긴 했지만) 알바부터 시작하여 정규직으로 1년 정도 다녔던 나의 첫 번째 회사. '오프라인 프로모션' 업은 나의 오랜 꿈이었다. 


20대 초반. 마케팅 수업 때 우연히 들은 '오프라인 프로모션' 업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현장에서 사용자를 만나고, 직접적인 사용자 경험을 전달하는 행위는 온라인과 비교했을 때 돌아오는 전율이 컸다. 듣고 싶었던 관련 전공 수업이 없어서 수업을 듣고자 3개의 타 대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했었고, 졸업 전부터 행사를 기획하며 실무에서 일하는 순간을 꿈꿔봤다.


이미 첫 회사부터 관련 업을 해봤다는 것에 대해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다. 짧았지만 꿈꿔왔던 업을 실무에서 느껴볼 수 있었다. 사용자의 경험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의도했던 반응들이 맞아 떨어질 때의 희열감도 느꼈다. 막상 꿈꾸던 일을 하다보니 주변의 시야도 넓어졌다. 이후에는 꼭 하나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의 일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오프라인 프로모션이 아니더라도 다른 매체와 업태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회사에서 나쁘게 나간 것도, 이직을 준비한 것도 아니었기에 퇴사 후 나는 별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3개월 정도는 아주 넉넉한 휴식(이자 영상 편집 프리랜서 생활)을 가졌다. 가고 싶었던 회사들에 무작정 이력서를 써보고기도 하고, 실제 면접도 보면서 현재 '나의 위치'도 알아보게 되었고, 물론 부족한 점도 많이 깨달았다. 



1.

그 과정 중에 쓴 게 '첫 번째 이직생의 일기장'의 브런치 글이었다. 처음에는 퇴사라는 주제로 7개의 글을 썼다. 사실 오늘 글을 쓰기 전에 작년에 쓴 글을 읽어보며, 어딘가 숨고 싶은 심정을 느꼈다. 정말 그 당시, 그 심정이었기에 쓸 수 있었던 글이기도 했다. 지금 다시 쓰라하면 당시의 감정이 떠오르지 않아 당시의 감정을 온전히 담진 못했을 것 같다.


이것을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브런치에 글을 쓴 이후에 채용 문의가 들어왔다. 오프라인 프로모션 대행사를 다니던 시절 함께 일했던 클라이언트의 채용 문의였다. 사실 채용 '문의'라기 보다는 '제안'에 가까웠다. 조금 더 큰 회사를 가고 싶은 마음에 조금 망설여졌지만 일을 제안해주신 대표님의 회사 비전이 마음에 들었었다. 나와 함께 일하고 싶으셨던 이유와 회사의 방향성이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아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2.

그렇게 글 쓰기 전 3개월 + 글을 쓴 이후 1개월 = 일을 그만둔지 4개월 만에 나는 다시 일을 시작했다. 막상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에는 '스타트업의 이야기'와 '작은 조직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이 생기면 적응도 늦는 법.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1년 반이 훌쩍 지났다. '새롭다'라기엔 시간이 꽤나 많이 흘렀다. 그렇게 작년에 어중간하게 중단되었던 '첫 번째 이직생의 일기장'의 마지막은 '두 번째' 시즌을 알리며 정식 마무리를 짓고자 한다. (당시엔 정신 없이 일을 시작하게 되어 미처 글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나에게 일은 생계 유지 수단이라기 보다 나를 행복하게 유지하는 습관 중 하나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과 미래의 내가 행복해지면 그만이다. 참고로 이번 글은 내가 몸을 담고 있는 '특정 카테고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 같다. 아마 그 안에 스타트업, 작은 조직, 마케터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버무르져 있을 것 같다. 이번에도 이 글을 쓰는, 혹은 읽은 이들에게 작은 행복이 되길 기원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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