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8월의 끝자락. 오늘은 손주들 개학일.
한 학년씩 올라가는 날이라고 신들이 났다. 2, 4학년 등교 첫 닐 팻말을 들고 찰칵.
미국은 4학년부터 혼자 등, 하교를 할 수 있다.
가방을 메어주려 하니 누나가 거부. 손자까지 덩달아 가방을 멘다.
작년까지는 두 녀석들 가방을 내가 들었는데...
새들의 이소가 생각난다. 대견스럽기도 하고 한 편으론 섭섭하기도.
LA의 학생 가방은 무겁다.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필히 지참해야 한다.
학칙에 따라 학년별로 무게는 다르다.
학교 앞에 오니 자원 봉사자분들이 보이고 누나가 그만 가란다.
학교까지 못 가고 뒷모습만.
요즘은 사춘기가 빨리 온다. 엄마 껌딱지였던 녀석이 하교도 혼자 한단다.
아내도 기분이 이상한지 오는 길에 동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무슨 호박라테란 처음 듣는 커피를 시켰다.
내 입에는 딱! 부드러운 단 맛이 고급진 느낌.
손주들 없는 자유시간. 오늘은 자전거 라이딩!
점심 후 손자 하굣길 동행. 무슨 쇠창살 같은 교문에서 선생님과 보호자 기다리는 미국 하굣길.
미국은 인구밀도가 낮다. 조금만 시골로 가면 우리나라는 없어진 스쿨버스가 다닌다.
이곳에도 길에는 보호자들의 차가 길게 늘어서 있다.
가까운 곳의 학부모는 걸어 다니는 게 예의.
교문만 나서면 각자의 길을 간다. 친구들과 재잘거리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
미국이 개인주의가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
손녀는 오지 말랬으니 시간 맞추어 집 앞 그늘에서.
집 열쇠는 가져가지 않는다.
멀리서 보아도 우리 손녀. 씩씩하게 잘도 걸어온다.
가까이 오니 얼굴이 발갛게 익었다.
개학했지만 아직 덥다. LA 기온은 섭씨 40도를 넘는다.
걱정! 내일 할아버지 학교 갈까?
단호하다. "노"
그렇게 세월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