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복 챙기는 와중에 복지관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미끄럼 방지를 위해 휴관한다는 내용이다.
아직 단풍은 푸르고 양지쪽의 나뭇잎은 푸르기만 한데...
밖을 살피니 눈이 내리고 있다. 등교하는 학생들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운동복 대신 겨울 파커와 등산화로 중무장하고 카메라를 챙겨 탄천으로. 아파트 현관을 나서니 눈이 오는 정도가 아니고 쏟아지고 있다.
아직 11월인데... 아파트 입구에서 눈 사진 몇 장 찍고 눈 피할 수 있는 몇 곳을 머릿속에 챙겼다.
카메라는 가방 속에 챙겨 등에 메고 우산을 드니 자유로운 손이 하나뿐이다. 다행히 눈이 아직 녹지 않아 길은 미끄럽지 않다. 강변 가는 길에 있는 공공 체육 시설 처마 밑에서 몇 컷. 사진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강 사진은 찍을 수가 없다. 우산 속에서 한 손으로 사진은 아직...
눈 들이치지 않는 지하도 입구에서 다시 몇 장. 그리고 가장 잘 알고 있는 휴관한 복지관으로.
복지관 처마 밑에서 몇 장. 그리고 버스 기다리는 정자 아래서도 몇 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건지지 못했지만 나뭇가지가 위태로울 정도의 눈과 빨간 단풍잎 위에 눈이 쌓인 보기 드문 사진 몇 장에 만족하고 집으로...
샤워를 하려고 옷을 벗으니 추운 줄 모르겠다. 난방을 한 것도 아닌데.
겨울 오기 전의 맛보기 눈이 폭설이라니.
저녁에 뉴스를 보니 눈 소식이 난리다. 교통 혼란에 추돌 사고, 습설의 무게에 의한 붕괴 사고까지.
원인이 서해의 수온 상승이란다. 결국 또 이상 기후, 지구 온난화가 주범이란 이야기다.
아침에 복지관으로부터 다시 톡이 왔다. 버스 운행 소식이다.
어제 못 한 운동까지 한다는 마음으로 체력 단련실로. 개근하시던 몇 분이 보이지 않으신다.
지독한 폭설. 체육관까지 오는 길에 나도 몇 번 미끄럼 탈 번했다.
운동 마치고 복지관의 눈을 폰에 담았다. 하얗게 쌓인 눈 위에 빨간 단풍잎이 떨어진다.
탄천변의 나무도 눈 무게에 가지가 부러져 있다. 11월의 폭설. 분명 정상 기후는 아니다.
집에 오는 길이 어제와 달리 손이 시리다. 나이 들어 낙상은 큰일이다.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조심 또 조심.
눈은 현실이 아니다. 그냥 낭만이다. 하얀 눈에 세상이 깨끗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눈이 녹으면 세상의 치부가 더 적나라하게 보이게 된다.
나는 눈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다. 멀리는 반 세기 전의 군 생활.
강원도의 눈은 왜 그리 많이도 오던지. 담가라 불리던 들것으로 연병장의 눈 치우기.
20여 년 전의 현역 시절. 눈으로 체육관이 무너진 기억.
나는 하얀 눈에 카메라는 찾지만 눈이 오는 것을 반기지는 않는다.
아니 눈이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
바다의 수온은 계속 오를 것이란 예측. 그럼 앞으로 눈은 계속 폭설로 내릴 것이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걱정! 우리 모두 환경에 과심을 더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