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종 쓰기 20
눈이 온다고 했다
생각보다 많이 왔다
녹아 없어지기 전에
쌓인 눈을 밟고
눈꽃을 내 눈에 담고 싶어서
오랜만에 아침 산책을 했다
뽀드득뽀드득
부드러워서 예쁘지만
미끄러워서 위험한 감촉이
발 끝에 닿았다
서서히 개어가는 하늘과
새하얗게 쌓인 눈이 만들어내는
조화가 아름다웠다
그것만으로도
시끄러웠던 내 머릿속이
말끔히 정리되는 것 같았다
봄눈 덕분이라고 하며
오늘 하루도 새롭게
맞이해야겠다
지금, 여기 나를 찾아가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