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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맘 Sep 01. 2021

Pen to mine

요즘 나의 관심사

바다코끼리가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절벽 아래에는 수백 마리의 바다코끼리 시체가 있다.


몇 달 전, 챙겨본 다큐멘터리 '우리의 지구'의 한 장면이 며칠을 아니 두고두고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고 뉴스에서 숱하게 들어왔지만 실제로 마주한 실체는 충격적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줄어들어 해안가에는 바다코끼리 수만 마리가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쉴 공간이 없는 바다코끼리는 마지막 낭떠러지로 무거운 몸을 이끌었다.


시력이 나쁜 바다코끼리는 배가 고파질 때쯤 출렁이는 바다 쪽으로 몸을 틀고 무게에 못 이겨 미끄러지듯 추락하고 만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바다코끼리들이 징그럽게까지 느껴지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무슨 감정이었을까..

누가 이 바다코끼리를 절벽으로 내몰았는가?

나는 과연 이 상황에 떳떳할 수 있는가…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순수한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 그동안 모른 체 살았다는 죄책감, 더 나아가 내 아이가 살아갈 앞으로의 환경이 걱정되는 이기심…


코로나가 끝나도 우리의 아이들은 미세먼지에 각종 전염병에 앞으로도 마스크를 계속 끼고 살아가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매드 맥스의 영화처럼 정말 그런 시대가 오는 거 아니냐고 남편과 걱정 반 농담 반 건네던 말이 현실이 될 것만 같았다.


환경오염에 자각을 한 뒤 내가 일상에서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생각해보았다.


제로 웨이스트 살림법으로 유명한 작가님의 경험담을 참고하며 일상에서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은 부분은 꾸준히 실천해 갈려고 조금씩 바꾸고 지금도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실천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말 꾸준히 할 수 있는 일부터 습관을 바꾸어 나갔다.


외출할 때는 텀블러에 마실 커피를 챙겨나가기. 코로나로 개인 텀블러 사용 자제를 하는 곳도 많기에 되도록 집에서부터 텀블러에 마실 음료를 챙겨나간다. 텀블러를 챙기는 거에 익숙해지니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캡슐커피에 대한 죄책감이 생겼다.


스테인리스 커피 캡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번거롭지만 익숙해지면 또 습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에 구입해서 써보고 싶어졌다.


또 다른 습관으로 주방세제 대신 천연수세미와 설거지 비누로 살림용품을 바꾸었다.

사용하기 전 세척력을 의심한 거 말고는 실천하면서 크게 불편함이 없이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생수를 사서 마시던 일상에서 숱하게 발생하는 페트병에 대한 고민으로 자연 여과 방식의 정수기 사용으로 바꾸었다. 이 부분에서 또 한 달에 한번 발생하는 플라스틱 필터에 대한 우려가 있어 알아보니 이 부분은 본사도 재활용 계획을 밝혔다는 기사를 보아 반가웠다.


환경을 위해 시작한 사소한 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가 소비하거나 오염시키고 있는 일상의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나의 이런 관심이 당장 거대한 사회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이런 나의 환경에 대한 실천이..


바다에 쓰레기가 버려진 걸 보며 아이는

"쓰레기를 버리는 건 나쁜 건데, 우리의 지구가 아프겠다"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나무를 보며

"나무가 춥겠다. 내가 커서 나무집 만들어줄 거야."


같이 읽은 책에서 종이를 아껴 써야 된다는 내용을 보고


"어떡하지, 그림 그리면서 앞쪽만 그렸는데.. "


아이에게 자연스레 물들고 있다.


순수한 아이는 환경을, 우리의 지구를 아껴야 된다는 것을 자연스레 생각하며 자랄 날 것이다.


유한한 것은 없으니 언젠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도, 살아있는 생물도 소멸하겠지만.. 우리 인간이 조금만 더 환경에 신경 쓰고 조금만 덜 욕심부린다면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유기체 모두가 지금보다 오래오래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아이가 살아갈 환경이 자연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속에서 치유할 수 있는 건강함을 담고 있는 미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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