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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드래곤 Mar 22. 2020

재택근무를 시작하다

스웨덴에도 corona가

처음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었을 때, 스웨덴에 살고 있는 나는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퍼졌을 때...

그러나 지금 글을 보는 분들도 아시다시피 현재 3월 21일 기준으로는 오히려 유럽이 난리가 났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그 주변 국가인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모든 유럽 국가들이 비상이 걸렸고, 스웨덴은 정부에서 중증 환자를 제외하고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환자들은 자가 격리를 하고, 외부 활동을 최소한으로 하라는 얘기를 남겼다. 이 결정이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고, 사실상 방역 포기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동시에 존재하지만, 중요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젠 상황이 역전되었다


그래서 학교도 정부 지침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큰 것은 역시 재택근무와 원격 강의 및 시험이다. 학교는 3월 18일부로 모든 수업과 시험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그로 인해 학교에서 근무하는 모든 교직원과 교수들은 재택근무를 준비했다. 나 역시 집에서 근무를 하기 위해 원격으로 사무실 컴퓨터를 조작하는 법을 익혔고, 화상회의와 온라인 수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우리 학교는 일반적으로 Microsoft Teams와 학교 자체 프로그램인 LISAM 과의 연동으로 온라인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지만...) 그리고 지금 특별히 온라인 강의를 위해서 ZOOM이라는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나는 다음 피리어드에 아무런 강의가 없기 때문에 딱히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익혀두었다.


한국에서는 각종 인터넷 플랫폼을 사용해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고 했는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학생들이나 교수들이나 서로 환경이 익숙하지도 않고, 특정한 가이드라인도 없이 진행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여기에서도 실제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된다면 여러 가지 트러블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프로그램을 활용해보니 생각보다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놀랐다. 학생들을 세부 그룹으로 나누어서 수업 중에 그룹 활동을 진행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질문 있을 때 손드는 기능, 화이트보드 기능도 있고, 교수가 직접 카메라로 강의를 하거나 화면 공유도 할 수 있어 생각보다 괜찮다고 느꼈다. (zoom 홍보하는 거 아닙니다.)


물론, 학교에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그중 대표적인 게 Lab인데, 우리 그룹은 그나마 Computer Engineering을 담당해서 컴퓨터로 하는 게 많기 때문에 어떻게든 가능할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Lab들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가 해결 과제 중 하나이다. 이 것 때문에 계속 회의를 반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시험도 문제인데, 시험은 각 수업의 Examiner의 재량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대부분은 (아마도) 정해진 시험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메일이나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배포하고, 시간 내로 제출하게 하는 방식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 생각이 불손한 지 몰라도 이런 방식은 컨닝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없어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단은 양심에 맡기는 것으로 보인다. (아예, 답안지를 베끼는 방식의 컨닝은 허용하지 않겠지만...)


그건 그렇고 나는 얘기했다시피 다음 피리어드에 수업이 없어서 사실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고, 나에게 중요한 것은 재택근무 환경 구축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사무실로 조성된 제 방을 소개합니다.


전기세가 많이 나올 것 같다.


원래 나는 컴퓨터를 가지고 있어서, 사실 딱히 추가로 필요한 것은 없었지만 이 상황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추가 모니터 구입으로 만족스러운 작업환경을 조성하였다. 처음에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고 했을 땐 집에서 하면 집중도 안되고, 교수님과 소통도 힘들 테니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이렇게 환경을 조성해놓고 보니 나름 괜찮다고 느꼈다. 아침에 씻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기만 하면 출근이고... 이어폰 안 쓰고 노랫소리 크게 틀어놔도 괜찮고, 집에서 노래 따라 불러도 눈치 안 보이고, 나름의 장점이 있다. 하하


피카도 각자 먹을 것 마실 것을 준비해서 온라인으로 진행하였는데,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다.


이런 재택근무가 신선하긴 하지만 역시 빨리 사태가 해결되어서 원래대로 다 돌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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