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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커비 Jan 08. 2024

무신사는 어떻게 다시 왕좌를 탈환했나

MAU 1위 왕좌를 되찾은 무신사의 3가지 비밀

 유명 연예인들이 미디어에 나와서 생활고를 토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장면을 보면 곳곳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다'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연예인은 그 관심도를 지렛대삼아 더높은 모델료와 광고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고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다는 말이죠.


 증권가에서도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애플 걱정이다'라는 말도 많이 합니다. 애플이 매해 내놓은 아이폰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은 많았지만 에어팟,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꺼내는 족족 성공시키면서 잡스이후 애플에 대한 우려를 빠르게 불식시키며 오히려 애플중심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확장해나가고 있죠. 여전히 나스닥 시총 1위의 자리를 10년가까이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CNBC


 요즘 스타트업 어렵다 어렵다 말은 많은데 스타트업계에서도 이런 연예인, 애플같은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무신사인데요. 스타트업계 어렵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 어렵다 해도 무신사도 역시 그 걱정에서는 예외인 것 같습니다. 그 어렵다는 2023년에도 기어코 2,000억원 투자유치를 한 것을 보면 숫자라면 빠삭할 세계 최대 사모펀드들로부터 사업성을 인정받은 셈이죠.


 그래서 뜯어보니, 무신사도 나름의 고충은 있었습니다. 지난 7월 패션/의류 카테고리 이용자순위에서 에이블리에게 왕좌를 빼앗기면서 정말 에이블리의 시대가 오는 것인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는데요. 물론 바로 다음달 지표에서 되찾아왔지만, 이미 지난 4월 한번 왕좌에 오른 이후 빼앗긴 왕좌를 되찾은 터라 좀처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무신사가 압도적이지만, MAU 측면에서는 여전히 패션/의류 카테고리는 춘추삼국시대라고 불리울만큼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무신사의 치열한 각축전입니다. 그와중에 유독 에이블리가 위협적인 것은 숏폼을 통해서 많은 여성 유저들이 다양한 숏폼컨텐츠를 생산하면서 구매, 시착, 후기,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든 영향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결국 앱을 잘만드는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고객들의 진짜 리얼후기를 볼 수 있는 서비스 활동의 영역이 단순 앱에 갇혀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에이블리는 숏폼이라는 훌륭한 전장을 만들었다고 봐야겠죠. 그렇다면 무신사는 어떻게 반격했을까요? 총 3가지 전장을 확장하면서 8월 왕좌 탈환이후 2위그룹을 따돌리고 그 격차를 격하게 벌려갔습니다. 


1. 오프라인으로 전장의 확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무신사와 같은 패션/의류 카테고리는 앱을 잘만들거나 훌륭한 제품을 잘 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광고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서 그날, 그달의 퍼포먼스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더 효율적인 광고, 더 주목을 끄는 마케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러나 더이상 온라인에서 기약없는 출혈경쟁만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이상황에서 무신사가 꺼내든 카드는 바로 '오프라인'입니다. 온라인 전장을 그대로 두고 오프라인으로 확장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온오프라인 크로스경험고객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무신사홍대를 다녀오면서 소회를 남긴 적이 있는데요. 당시 소회를 밝히면서도 왜 무신사는 홍대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세웠는지에 대해서 정리하면서 결국 요지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QR이라는 단순한 장치로 아주 쉽게 무너뜨렸다고 얘기했습니다.


https://brunch.co.kr/@finsight/407


무신사에 입점한 8천여개 브랜드가 모두에게 파편화된 경험을 주고 있을 때, 이를 오프라인에서 한데모아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브랜드를 실제 경험하고 서로의 경험을 직접 공유할 수 있는 판을 깐 것이죠.


  뿐만아니라 온라인 멤버십 그대로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구매경험과 혜택을 그대로 제공하면서 온라인에 익숙했던 세대가 오프라인에서 그 경험을 그대로 이어가기 때문에 이제는 다시 역으로 오프라인의 경험이 즉석에서 온라인 구매로 다시 이어지는 온오프라인 구매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온라인이라는 무궁무진한 전장이 넒다고 느꼈던 많은 사람들에게 어쩌면 알고리즘, 파편화된 경험의 조각에 그쳤던 온라인의 전장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며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오프라인의 힘을 발휘하게 된 것입니다. 


2. 온라인이 밀면 오프라인이 끈다,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그러면 오프라인의 결실은 언제 맺었을까요? 생각보다 빠르게 반응이 왔습니다. 모든 이커머스의 전쟁이 벌어지는 날이죠. 11월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돌입하면서 오프라인의 힘은 온라인의 마케팅 공세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뭐 워낙 무신사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야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프라인 스토어 무신사 홍대와 대구를 연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블랙프라이데이는 온라인에서 회자되면, 다시 오프라인에서 찾아가고,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지표만으로 해당 기간 동안 오프라인 스토어에 13만명이 다녀갔다고하니, 오프라인으로 전장을 확대한 것은 탁월했던 결정으로 볼 수 있겠죠.


 오프라인 뿐만아니라,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 자체만으로 세일행사의 브랜드력을 높인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느 세일구간에 들어든 이커머스 서비스처럼 전광판마냥 앱과 웹사이트 곳곳에서 실시간 팔리고 있는 브랜드들과 랭킹 순위권에 들어가는 제품들을 노출하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한정된 시간, 한정된 판매라는 제약조건을 두면서 선착순 특가, 하루 특가 등 끊임없이구매 FOMO를 일으키며 고객들을 서비스 안으로 진입시켰습니다.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12일 동안에만 총 3,08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는데요. 경쟁 패션 플랫폼 1년 매출의 절반 정도 되는 금액입니다. 일 단위로 나눠보면 하루 257억을 벌었고, 전년 대비로는 44%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무신사의 왕좌 탈환은 MAU 1위를 기준으로 표현한 것인데,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만큼은 DAU까지 368만명에 달했다고 했을 정도이니, 기획관점에서 얼마나 구매 FOMO를 일으키려고 고민했는지 알 수 있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관점에서 성공시킨 사례들로 서비스들을 소개하면서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를 예로 들었었는데요. 결국 의류라는 재화를 판매하는 어쩌면 등질의 서비스 안에서 사람들의 욕망을 끌어내는가 싸움에서 무신사의 블랙프라이데이가 DAU를 368만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은 11, 12월의 MAU 상승을 이끈 가장 큰 견인 요소였다고 볼 수 있겠죠.


https://outstanding.kr/peoplewant20231227



3. 돌아온 탕아, 전문관 서비스


 앞에서 지난 여름 무신사가 투자유치를 하기전까지 꽤나 외부에서는 다양한 시선들이 존재했죠. 특히나 무신사의 전년도 2022년 매출이 60%나 오른 6452억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자회사 실적 제외) 영업이익이 오히려 감소한 539억이라는 지표를 내놓으면서 무신사의 양적성장만큼 질적성장을 못만든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들이었습니다. 


 물론 그당시만 하더라도 무신사에서는 전문관을 다양하게 서비스 구축하며 들었던 초기 투자비용이 영업이익에 녹아들었다는 배경을 설명했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랬듯, 신사업은 성공하기 전까지 탕아는 탕아일 뿐이었죠. 



그러나 실제로 숫자가 나오면서 탕아는 돌아왔고, 무신사의 왕좌에 금빛을 칠하기 시작합니다. 무신사뷰티, 부티크, 골프, 키즈, 플레이어, 어스, 스니커 등 총 8개의 전문관을 2021, 2022년에 걸쳐 계속 오픈한 무신사는 거래액을 꾸준히 늘려가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무신사 뷰티는 지난 4분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0% 성장, 플레이어와 골프전문관도 150%성장, 부티크와 키즈 역시 거래액이 2배 이상 늘어나며 대부분의 전문관이 2배이상의 성장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다시한번 전장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는데요. 분명 무신사가 승리해야할 전장은 패션/의류가 맞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사업을 전개해나간다면, 그 전장의 한복판에서 무신사는 전문관이라는 카테고리화를 통해서 전장 하나하나를 다시 키우고 있는 셈이죠. 


 모두가 랭킹, 브랜드 프로모션 등 기존 문법대로의 고객 마케팅을 만들어 나가고 있을 때, 전문관을 통해 고객군을 다시 리타겟팅하면서 한번 더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재편집과 가공을 하는 것 입니다. 같은 전장을 다시 새롭게 만들어 고객으로 하여금 한번 더 둘러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아주 오래전, 유통회사 합숙면접을 하면서 지겹게 들었던 것이 바로 몰링전략입니다. 고객을 계속 쇼핑몰 내에 머물게끔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동선을 어렵게 만들거나, 고객의 동선안에 작은 아이템하나하나를 심어 마지막까지 고객이 추가 지불을 하게 만드는 업장들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 매장 자체가 신선하지 않으면 몰링 전략또한 통하지 않는 법이죠.


 어느새 매장은 모바일 속으로 들어왔고, 패션이커머스들은 더 자주 빠르게 서비스 환경을 바꾸어 가면서 모바일속 몰링 전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고객의 체류시간을 높이기 위한 꼼수가 아니라, 고객이 체험한 전장 자체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하나의 몰에서 다양한 전문관으로 확장하면서 고객은 마치 새로운 서비스에, 새로운 매장에 다시 온 것 같은 느낌을 만드는 데 성공한 무신사가 패션의류 카테고리의 왕좌를 탈환하고 반년넘게 그 왕좌를 틀어쥐고 있습니다.


 2024년의 패션 이커머스의 전장은 또 얼마나 확장될 지 기대됩니다.


"이 글은 무신사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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