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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희 Dec 29. 2016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불안 해결방법

알랭 드 보통 <불안> ③

독서 에세이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은 총 3편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1편 : 내 마음속 불안을 알아채다.

2편 : 나는 왜 불안할까.

3편 : 불안한 이 맘 어쩌면 좋지?




불안한 이 맘 어쩌면 좋죠?


수험생이었던 나는 우연히,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글을 읽었다. 높은 기대치가 나의 행복을 줄일 수 도 있다는 글이었다. 높은 성적대의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던 나는, 내 목표가 나의 행복을 줄일 수 도 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고 싶어서 그 글이 담긴 책을 찾아 읽었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다.


<불안>에서 알랭 드 보통은 우리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던 부모에게서 벗어나면서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어 진다. 우리를 둘러싼 사람들, 친구, 연인, 나를 뽑아 줄지도 모르는 회사 인사팀... 우리는 이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 그런데 그들이 주는 사랑은 대게 조건적이다. 우리는 그들의 조건적인 사랑을 받기 위해 친절하고, 아름답거나, 똑똑하면서, 높은 지위에 있거나, 돈이 많아지려 노력한다. 그리고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따르리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노력하더라도 항상 원했던 결과가 따르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해왔던 기대와 지금 현실의 괴리감, 지금의 기대와 미래에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들이 우리의 자존감을 낮추고, 불안하게 만든다.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불안의 원인을 없애볼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실패할 수도 있겠다는 마음가짐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비판적 사고를 포기하는 길이다. 불안하지 않기 위해 현실 감각을 잃을 수는 없다. 두 번째는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희망을 잃지 않으면서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다. 따라서 두 번째 방법도 적절하지 않다. 세 번째는 "세상이 사랑과 인정을 성공 여부에 따라 다르게 주지 않도록" 만드는 것읻다. 이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남은 하나는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마음을 바꾸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은 이 마지막 방법을 제안한다.

알랭 드 보통이 제안하는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 68초.

 세상이 정한 기준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대신 자기 자신만의 기준을 달려간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알랭 드 보통은 말한다.


성공하기를 포기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성공이 반드시 본인이 생각한 성공이어야 한다는 거죠.
 - 알랭 드 보통, ted 강연에서


알랭 드 보통의 친절한 조언은 도움이 되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생각한 나만의 기준으로 살아간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나는 사회 속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어가며 살아가고, 또 그 들이 내리는 평가를 들으며 살아가야 한다. 나만의 기준과 세상의 기준 사이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 답을 책 속에서 찾기는 힘들었다.

 이 만큼 사랑해. 이영철 그림.

어느덧, 도서관은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 나는 가방을 주섬주섬 싸서 도서관을 나섰다. 집으로 가는 길은 멀지 않았다. 하루를 끝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 내 몇 안 되는 휴식시간이었는데, 그 거리가 짧은 게 아쉬워서 일부러 30분 정도 돌아가곤 했다. 돌아가는 길에 친구를 만나 서로의 푸념을 늘어놓곤 했는데, 내가 수능을 망칠 것 같다는 말을 할 때면 다 때려치우고 장사나 하자고 했었다. 그날도 그 친구와 실없는 소리를 하며 집에 갔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밥이 차려져 있었다. 내가 몇 시에 들어 올지도 모르고 밥을 차려 주신 엄마가 고마웠다.  엄마는 국을 데워줄 태니 조금만 기다리라고 말했다.


내가 이기던 지던 내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다. 마음 깊이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나는 너무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던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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