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치 위스키를 좋아하나요

에든버러, 스카이 섬, 그리고 네스호까지...

by 다윈이야기

스코틀랜드는 그 명성만큼 놀라운 곳은 아니었다. 해리포터의 팬이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그저 가을 냄새나는 바람과

축축한 땅을 뛰놀던 양 떼들

탁 트인 풍광만이 짙게 남아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것들로 충분할 것이다.

너무 많은 기대는 좋지 않다.


에든버러와 글라스고 또 스카이 섬이라는 이름들은 어떠한가. 그곳에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하나하나 영화 제목 같은 이름이 붙은 거리를 거닐며 그 옛날 영국의 구시가지를 상상하는 재미는 또 어떠한가.


당신이 사랑한 스카치 위스키의 그 많은 이름들이 스코틀랜드의 지명임을 알게 되는 기분은 어떠한가.

탈리스커에서 마시는 탈리스커의 맛을 과연 끄적일 수 있을 것인가.


아마도 내가 에든버러를 다시 찾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같은 쪽을 향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조금 더 북쪽으로 나침반을 움직일 테니까. 그곳에는 오로라의 밤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스카이 섬의 절경들과 포트리 마을에 내리던 비를 그리워할 것이다.


좁고 따듯한 비앤비에서 싸구려 위스키에 몸을 덥히며 잠들었던 밤과

소나기를 맞으며 어둡고 눅눅한 거리를 거닐면서도, 아무것도 겁나지 않았던 우리의 치기가 그리울 것이다.


포트리(Portree) 마을이라니...

오늘은 문득 그런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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