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하지 않고, 내 생각을 잘 설명하는 법
박찬호 선수처럼 특이한 캐릭터가 또 있을까요. '제가 94년 LA에 처음 갔을 때...'로 시작하는 이 웃음 치트키는 박찬호 선수의 찐하고 잘생긴 외모와 어눌한 발음이 섞여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전대미문의 캐릭터...투머치토커!! (저 역시 박찬호 선수의 자서전을 큰 감동을 받으며 읽었던 야구팬입니다.)
하지만 박찬호 선수이기에 허용되는 웃음이지, 실제로 제가 발표 중에(혹은 화상회의 중에) 저런 식으로 얘기한다면... 팀장님이 말을 끊고 말씀하시겠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재택근무가 계속 이어지면서 반복되는 화상 회의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만나서 눈을 마주치며 직접 듣는 것과 달리 화상 회의에는 여러 유혹이 도사리고 있죠. 화면을 잠시 끌 수도 있고, 다른 업무를 할 수도 있고... 우리는 연결은 원하지만 구속은 받기 싫어하다 보니.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저 사람은 진짜 말을 잘해. 말을 어찌나 잘하던지 설득됐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두괄식으로 알기 쉽고 짧게 전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설명의 길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1. 이 내용이 나(듣는 사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2. 쉬운 말로 표현되어 알기 쉽게
이야기가 정리되어 있고 쉬운 단어를 사용하면 상대방이 갖고 있는 배경지식의 유무와 관계없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흥미 있는 이야기(도움되는 이야기) 위주로 듣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이야기가 당신과 관계있다'는 것을 어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감을 얻어내면 마음을 움직일 수 있거든요. 상대방을 내 이야기에 끌어들이는 것이죠.
알기 쉽게 말하는거 누구는 하기 싫어서 안합니꽈ㅏㅏ... 포인트는 듣는 사람이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까요. 이 순서를 참고해보세요
1. 이야기의 주제 던지기
2. 하고 싶은 이야기의 수(Number) 전달하기
3. 이야기의 결론 말하기
4. 결론에 대한 이유 말하기
그러면 이 공식을 가지고 실제 상황에 빗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지난주에 진행한 뱅킹 앱 리서치의 결과를 공유드리겠습니다.(1번이죠) 제가 느낀 포인트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2번이네요) 첫 번째는 XX의 XX이고요, 두 번째는 여러분들도 평소 많이 느끼셨을 OO대한 내용입니다.(3번이죱) 그 이유는 AA때문입니다.(4번)
호오... 꽤 그럴싸하지 않나요??
어떤 일이든 우선은 주제를 먼저 전달해야 합니다. 메신저에서도, 메일에서도, 화상회의에서도 말이죠. 텔레비전 뉴스가 우리 귀에 쏙쏙 박히는 것은 아나운서님의 정확한 딕션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제를 가장 먼저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주제를 모르면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죠. '무슨 소리지?'하고 생각하게 된 상대방은 다시 돌아오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립니다. 주제를 먼저 전달하고 이야기의 전체적인 그림을 알려주면 듣는 사람이 '머릿속으로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구나'하고 예상하게 만들면 내 이야기의 전달력이 훨씬 향상되겠죠!
디자이너는 나의 지식을 시각화하는데 특화된 사람들이죠. 그러다 보니 활자로 풀어내거나 소리로 전달하는 데는 어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했던 작업을 설명하고 공유하는 시간이 되면 괜히 불안하고 숨고 싶고 누가 대신해줬으면 좋겠고... '이번에야말로'라고 결의를 다지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ㅜㅜ
앞서 말씀드렸던 공식과 쉽고 짧게 전달한다고 해도 부족한 나라는 사람... 반복해서 강조해보면 내가 했던 일을 공유할 때는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나의 의견 나의 생각을 곁들이면 더욱 좋습니다. 직접 느끼고 배운 것이야 말로 진짜 나의 지식이고 감각이기 때문이죠.
X 이거 이거를 했다.
O 어떻게 접근했고, 이렇게 파악해봤더니, 내 생각은 이렇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해보는 작업으로는 한 번 글을 써보고 다듬어보는 일을 통해 감을 잡습니다.
1. 하고 싶은 말을 다 써본다.
2. 흐름에 맞게 재구성해본다.
3.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읽어본다.
여전히 화상회의는 너무도 중요한 일의 과정인지라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서도 동료들과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니, 결국 (비록 쓸데없을지라도) 동료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사소한 주제부터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서로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나눌 수도 있고, 번뜩! 하고 인사이트를 받기도 합니다. 내가 갖고 있는 업무에 대한 고민을 늘여놓다 보면 갑자기 내 일에 대한 정리가 되는 마법도...
일을 하다 보니 동료들 사이에도 피해야 할 표현들이 몇 가지 있다고 느꼈습니다. 상식을 논할 때가 그런 경우인데요. '아니 상식적으로...'라든지, '정상적인 경우라면...'같이 사회적 통념이나 통용되는 상식에 대해 언급할 때는 상대방이 불쾌함을 느끼거나 자신을 몰아붙인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이럴 때 '제가 틀린 걸 수도 있는데'같은 표현을 쓰거나 '혹시 이런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처럼 조심스럽게 지적하는 센스!
센스란 내가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최적화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최적화를 바탕으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죠. 어느 상황에서 어떤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을 이어갈지에 대한 선택. 그러니 센스는 타고난 것이 아니죠! 지식은 노력하면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센스 역시 노력으로 익힐 수 있는 것... 나의 센스는 언제쯤...
이만 줄이겠습니다!
출처
KCC 광고 - https://www.youtube.com/watch?v=x_gicLTIWxk
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 고구레 다이치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드래곤볼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