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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튜버 여우눈 FOXSNOW Oct 03. 2016

기도로 그린 그림 이야기

제1장 은혜

김현지, <은혜의 파도(Grace Water)>, watercolor on paper, 175.6 ×135cm, 2009

  

 “은혜의 색은 어떨까?” 

 이 질문을 시작으로 2009년 <은혜의 파도(Grace Water)> 작품을 구상했다. 기독교인은  ‘은혜받았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곤 한다. 좋은 설교 말씀을 들었을 때나, 좋은 성경 말씀 구절을 읽었을 때 등 주로 감동했을 때 말이다. 이들은 마음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때, “은혜받았다”라고 말하며 ‘깨달음’을 얻는다. 국어사전에서는 ‘은혜’를 ‘고맙게 베풀어 주는 신세나 혜택’ 또는 ‘하느님, 하나님 또는 부처님의 은총의 정의’로 설명한다.  


 스스로 ‘은혜’의 정의를 내리려는 순간. 삶에 있던 굴곡과 환희의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환희의 순간만이 은혜는 아니다.’ 모든 것을 합해서 선을 만드는 절대 신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파도를 그릴 때, 매번 붓끝에 푸른색 물감을 묻혔다. 이번에는 어두운색에도 손이 갔다. 더 다양한 색에 붓끝을 갔다 댔다. 붓털에 물을 묻혀 여러 가지 색 물감을 녹이면서 생각했다. ‘그래, 반드시 기쁜 순간만 은혜는 아니야.’ 


 덕분에 다양한 색 점으로 채운 파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려 점을 하나씩 찍을 때마다 내가 걸어온 길에 감사했다. 아버지의 사랑. 은혜의 순간. 고통 중에 얻은 깨달음. 따뜻한 시간을 통해 얻은 자신감. 영의 세계를 믿고 더 강해진 자존감. 앞으로 올라갈 길밖에 없는 당시의 순간. 비록 미술가의 꿈을 이룰 수는 없었지만, 그 시간을 통해 내면이 더욱 강해졌다. 예술을 향한 열정을 글쓰기에 쏟으면서 내 삶을 조각하는 신처럼 글을 조각해 나갔다.


  <은혜의 파도(Grace Water)>로 제8회 한성백제미술대상전서 2009년 9월에 특선을 수상했다.


※ 여행 그림 크리에이터 유튜버 여우눈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wP1D9M1zCQI&list=PLvLQ7XCwp3RWUOFluhebG859lFPhKsK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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