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대충 만들면 되는 것 아니에요?
아오..
그냥 이렇게 대충 만들면 되는거 아니에요?
엔지니어들이 제일 기분 나쁜 말이다. 주위에 직업이 엔지니어가 있어서 이렇게 말해본다면??
그 날 평생 들을 욕을 앞에선 듣지 못하겠지만 귀가 엄청 가려울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보통 앞에서 별 말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ㅋㅋ
엔지니어라면 공감할 것이라고 본다. 나같은 경우엔 기구설계만 하다가 이젠 외관 디자인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덜 해지긴 했지만 일할 때 설계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하는 말 실수이기도 하다. 심지어 설계를 하시는 분들 중에도 잘 모르면서 대충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반문하시는 분도 부지기수이다. 정작 본인 것을 그렇게 말하면 발끈한다 ㅋㅋ
그렇다면 설계란 무엇인가? 영어로는
Design
우리는 디자인이라 하면 에술만 생각한다. 그림과 색감 시각적인 표현만을 생각하게 만드는 고정관념을 세뇌당한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디자인은 굉장히 포괄적인데 한국에서만 유독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일본 교육의 잔재인 것인지 좀 의아스럽다. 어쨋든 디자인이라는 것은 IDEA를 표현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실재하는 물질로 만드는 것이 다 디자인아라고 생각한다.
기구설계는 특히 그 물질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아주 중요하다. 어떤 기능을 하는 기능부, 그것을 보호하는 외장부, 그것들을 현재 존재하는 제조 방법, 원가, 수급 등을 고려한 적절한 생산 방법을 통해 양산화 시키는 과정이다. 사실, 기구설계는 사람들이 잘 모른다. 왜냐하면 디자인이라는 Appearance에 가려져서 정작 사람들은 기능에 대해선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묵묵히 서포트를 하지만 제품설계에선 매우 핵심적인 역할이기도 하다.
소위말해 껍데기?라고 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도 기능을 하기 위해선 방수, 방열, 내구성을 고려한 재질 선정, 원가를 고려한 제조 방법 선정, 디자인을 최대한 살려서 조립성을 쉽게 만들기 위한 설계 등 고려하고 테스트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한 마디로 대충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요즘은 스타트업들에서도 인하우스 기구설계 엔지니어들을 많이 채용하는 추세이다. 특히 로봇 회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처음엔 대충 만들면 되는것 아니야? 하며 쉽게 접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외주주면 되니깐?! 하지만 막상 외주도 줘보고 이래저래 해보니깐 장난 아닌 것이다.
외주를 줘서 대충 만들어 오겠지 했는데.. '린치핀'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사외사람은 어떤 사내사람들보다 사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 '실제로 뛰어난 사람이 외주를 줘서 일을 하더라도 사내에 파편화된 사소한 정보들을 그 사람이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유의미한 효과는 볼 수 없다' 라고 한다.
나는 이 말에 100% 공감한다. 사내에 대한 제품의 이해도가 있어야지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있고, 필요할 때 적재적소의 사람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조금이나마 더 회사의 미션, 비전과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뭐든 대충 만들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글이라든지, 노래라든지, 예능이라든지..어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그에대한 경험과 고민이 부족한 것은 아니였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대한민국 엔지니어분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