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기획자 직책을 맡게 되었는데, 기구설계, 정보 서칭, 표준 제작 위주로 했던 업무에서 IoT제품을 전체적인 시각으로 만드려고 하다 보니 하드웨어적인 지식과 관점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알게 된 교육 '전자회로교육 초급자반'이 강의를 수강하러 갔는데 첫인상은 뭔가, 재야의 고수가 중생들을 구제시켜주려고 담금질을 시키는? 느낌이었다.
느리게 하면 빨리하라고 다그치시고, 왜 못하냐고 하지만 그 말 뒤쪽엔 일부러 그렇게 표현을 해서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더 몰입해서 일을 수행해내길 바라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런 직무 교육에 대해서 쉽게만 생각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이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강의를 하시는 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집중을 좀 더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과정을 수료하고 나간 엔지니어들의 연봉을 이야기해 주시기도 했다. 캐나다로 나간 엔지니어가 9만 불, 10만 불 받는다고 하시는데, 여러분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당당하게 얘기하셨다.
삼성은 하드웨어 설계 실력이 외국 기업에 비해 너무 많이 떨어진다고 한다. 보통 ODM 외주로 퉁쳐버리기 때문이다. 반면에 애플, ST, GM, INTEL, 퀄컴 같은 곳은 모두 하드웨어 개발 기술을 내재화시켜서 독보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 차이는 점점 더 따라가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외국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모습을 꿈꾸라고 하셨다.
이는, 농업 쪽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농업계 제품군은 한국에서는 큰 기업으로 대동, LS, TYM정도를 들 수 있는데, 존디어, 마힌드라, CNHi 등에 비하면 설계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 나는 기구개발 및 ODM, 표준개발 등을 했었지만, 정책의 문제와 매력도 자체가 취업시장에서 떨어지다 보니 설계능력의 차이를 더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SW능력은 더더욱.. 차이가 클 것 같다. 스마트팜 분야는 거의 없었다 싶었으니 더 큰 GAP이 느껴진다. 혁신이 필요한 점이다.
농업 쪽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차이일 수 있다. 외국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안 좋은 이미지보다는 어엿한 직업 중의 하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지금 몸담고 있는 곳의 기술력이 글로벌로 봤을 때 매우 좋을 순 없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시야를 글로벌로 넓히고 있으면 존디어, 프리바 등 다양한 글로벌 회사에서도 일하며 견문을 넓힐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