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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Oct 04. 2024

플레이리스트에 진심

음악을 듣다가 다시 듣고 싶은 곡들은 플레이리스트로 모아둔다. 주로 연도별로 저장하고, 신곡 중 마음에 드는 앨범은 ‘연도 + 저장 월’로 이름을 지어 한꺼번에 듣는다. 선택 후 청취하는 방식이다.


 • 2024년 플레이리스트: https://music.apple.com/kr/playlist/2024/pl.u-jV895XkudevgRV

 • 2024년 9월 플레이리스트: https://music.apple.com/kr/playlist/202409/pl.u-jV898qgudevgRV


지금은 10월 리스트를 모으고 있다. 관심 있는 음악가들(대중음악, 클래식, 해외 음악)은 미리 표시해 두어 신곡이 발표되면 알림을 받는다. 알림이 오면 해당 앨범을 연도+월 리스트에 추가하고 듣는다. 저장한 순서대로 재생하거나, 곡이 많을 때는 임의 재생으로 무작위 순서로 즐긴다.


오늘은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했다. 노동요는 주로 K-POP으로 채운다. 신곡과 평소 듣던 곡 중 유사한 분위기의 곡들을 모았다. 신나는 곡들을 중심으로, 처음은 조용하더라도 곧 쿵작쿵작 신나는 곡들로 골랐다. 오늘 만든 노동요 플레이리스트는 여기 있다:


 • 노동요 플레이리스트: https://music.apple.com/kr/playlist/mp3p-20241003/pl.u-GgA5ALzFZERk6r


일의 고단함을 잊게 해 줄 빠르고 힙합스러운 곡들로 구성했다. 단순한 댄스곡보다는 힙합 요소가 섞인 곡들을 선호했다. 이렇게 모은 음악들은 일할 때 딱 맞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때로는 특정 주제로 곡들을 모으지만, YouTube에서 ‘노동요’를 검색하면 수많은 추천 음악들이 뜬다. 최근 며칠 전에 구성된 것부터 몇 년 전에 만들어진 것까지 다양하다. 타인의 선택으로 구성된 음악을 듣다 보면, ‘이런 음악은 어떻게 알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Trademark의 ‘Only Love’다. 내가 자주 듣는 장르인데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던 이 곡을 TikTok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Taylor Swift도 커버한 곡이지만, 알고리즘에 자주 뜨는 것은 중국 가수 七元의 커버곡이다. 내가 고른 음악들도 자부심이 있지만, 가끔 이런 곡을 우연히 만나면 ‘내게도 작은 행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그 안의 곡을 고르고, 다시 듣는 재미는 아주 쏠쏠하다. 우리나라 스트리밍 서비스는 주로 곡이나 앨범 중심이었지만, Spotify가 한국 시장에 등장하기 몇 달 전부터 추천 플레이리스트가 서비스 전면에 나타난 느낌이다. 물론 그전에도 사용자가 구성해 공유한 플레이리스트는 있었으니, Spotify의 등장과 무관하게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현상이다.


내가 리스트를 구성할 때나 타인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때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곡 순서다. 주제가 있는 리스트든, 신곡 모음이든, 순서는 전체 분위기를 결정한다. 조용하게 시작해 감동적으로 절정에 이르고 정리되는 구성도 있고, 강렬하게 시작해 신나게 이어지는 구성도 있다. 플레이리스트 제목과 소개글에 어울리려면, 결국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처럼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고 듣는 일은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이만하면 충분히 취미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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