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산지 261일째
오래간만에 간 서점에서 2021년 다이어리가 나온 것을 봤다.
어느새 올해 마무리가 시작된 것이다.
가진 것들을 자랑하던 도도한 아가씨에서
내 전부를 내어주느라 허덕이던 초보엄마로
천지 개벽하는 변화에 적응하기까지 꽤 걸렸구나,
이곳에 토해냈던 일기(데스노트..?)를 읽으며 깨달았다.
아기는 8개월을 향해가고
내가 엄마로 지낸지도 8개월이 되었다.
아기가 5개월쯤 되니
살만해졌다.
매일 울었던 것이 이틀에 한 번, 일주일에 두 번,
종종 울다가 가끔 울다가
웃는 날이 조금 더 많아지게 되었다.
그러다 간혹 미친 듯이 힘든 날도 있는데
8개월 동안의 수많은 경험들이
괜찮아, 오늘 힘든 게
평생 가진 않아
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육아는 삼한사온이라 했던가?
(가끔은 사한삼온, 오한이온 일 때도 잦지만.)
육아는 여전히 힘들지만
하루 힘들면 그다음 날은 좀 나을 거라는 확신,
그게 생긴 게 내 나아감의 원동력이다.
모든 육아 우울증에 빠진 동지들에게-
그 어떤 위로도 여러분을 구할 수 없겠지만
지나갑니다
아기는 크고
이것도 지나가요.
그러니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