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산지 260일째
10일 후면 네가 태어난지도 300일이 되는구나!
11월도 어느새 중순을 넘어가고...
내가 서른이 될 날도 머지않았다.
(괜한 의미 부여하는 것도 재미있다,
내가 서른이라니!)
요즘 너를 보면
더 이상 아가가 아닌 것 같아
신기하고 아쉽고 그렇다.
슬슬 말이 통하고
장난도 칠 줄 알고
서운해할 줄도 알고
방을 분리해 혼자 잘 줄도 안다.
요즘 목욕은 내가 시킨다.
아들 목욕시킬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아서...
어떤 친구들은 아기 낳고 자리 잡은 내 삶이
안정적이고 평안해 보인다고 부러워한다.
내 터전을 잡고 뿌리를 내렸다 해서
모든 고민이 끝난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날그날의 흔들림은 아마
영원토록 있을 것이다.
티끌 하나 없는 아들의 눈동자를 보면서
그 안에 비치는 나는 어떤 존재일까를 고민하며
어떨 땐 당당하고 행복감에 넘치기도,
어떨 땐 주눅 들고 한숨을 쉬기도 하는 것이다.
그냥,
부쩍 자라 버려서
9개월 아기보단 좀 더 어린이 같은 너를 보며
여러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