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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솔 Oct 27. 2016

[16.05.15] 햇살 가득했던 가우디 투어

 바르셀로나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전날 새벽 2시 반이 넘어서 잠들었는데 투어가 8시 50분까지 소집이었다. 하지만 7시 40분에 일어났다. 그래서 8시 10분 메트로를 타기 위해 8시 2분에 집에서 나와서 죽을 듯이 뛰었다. 결국 탔다. 

 유일하게 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신청한 '가우디 투어'. 가우디의 건축물만큼은 설명과 함께해야 더 잘 보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메트로를 타고 까탈루냐 광장에 내려서 투어 가이드분을 만났다. 생각보다 참가하는 한국인들이 많았다. 어제 웍투웍에서 만난 남자분도 만났다. 좁은 세상.. 


먼저 람블라 거리를 걷고 보케리아 시장은 쉬는 날이라 그냥 겉만 보고, 구엘 궁전을 봤다. 구엘이 누군지, 가우디와는 어떤 관계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 (정말 여행하기 전에 사전 지식은 필수다)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부자였고 가우디의 신념을 지지해준 유일한 부자였다고 한다. 이건희보다 백배 부자였다고 ㅋㅋ 오늘은 덥다 춥다 해서 겉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고, 선글라스를 썼다 벗었다 했다. 



리세우 극장
레이알 광장 - 가우디의 첫 작품이었던 가로등. 가우디 다운 느낌이다

햇살이 아름다웠던 레이알 광장




다시 메트로를 타고 구엘공원으로






 바르셀로나 거리를 걷다 드디어 구엘 공원을 보러 갔다. 햇빛이 점점 강렬해졌고, 종아리가 다 타서 재가 될 거 같았다. 그래도 그래서인지 풍경이 엄청 예뻤다. 



밑동의 타일 장식의 높이가 똑같아 보이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된 기둥
헨젤과 그레텔 오페라에 영감받은 건물
도마뱀 분수
귀여운 자매 (혹은 쌍둥이)
유명한 타일 벤치에서 바라본 풍경. 곡선으로 이루어진 건물들과 벤치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가서 밥을 먹었다. 예진이랑 유명한 버거집에 갔는데, 핏물이 뚝뚝 흐를 정도로 육즙이 살아있었다! 








밥을 먹고 다시 모여서 까사 바트요 & 까사 밀라를 보러 갔다. 




 까사 바트요는 무척 화려했고 모네의 수련을 모티브로 한 것 같았다. 그리고 기둥이 사람 정강이뼈 같고, 중앙 테라스는 해골 모양 같고, 창문 블라인드는 사람의 입이 열렸다 닫히는 것 같다.


까사바트요


 까사 밀라는 비교적 단순하고 덜 화려한데, 가우디가 더 이상 화려한 건물을 짓지 않겠다고 한 후였다. 자연에는 직선이 없고 곡선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받들어 곡선을 강조한 건축물을 설계했다니.. 정말 멋진 가치관이다. 창틀의 철제 장식물은 해조를 나타내고 구불한 곡선은 파도를 나타낸다고 설명된다. 옥상의 굴뚝과 조각상들은 사막을 연상시킨다고. 두 가지 모두가 공존하는 건물! 바트요보다 덜 화려해서 덜 예뻐 보이지만 뭔가 더 깊은 사상을 담고 있는 것 같달까..  마음이 더 끌렸다. 

까사밀라





 그렇게 다시 메트로를 타고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성스러운 가족'이라는 뜻으로 예수 마리아 요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앞면 탑의 조각들 설명도 듣고 뒤의 죽음의 파사드(?) 조각 설명도 들었는데 엄청 흥미로웠다. 한국 가면 종교에 대해서 그리고 가우디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무교이고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아도 그것이 세상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음에는 이의가 없다. 더 많은 걸 보고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거다. 가우디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대해서는 1학년 때 건축과 사회라는 교양 수업에서 엄청 배웠는데 많이 까먹었다. (플라잉 버트레스 기법, 현수선 등등) 이곳을 먼저 왔다가 그 수업을 들었으면 더 흥미롭게 듣지 않았을까? 가우디는 건축계의 아버지이기 때문! 복학하면 청강이라도 다시 하고 싶다. 꼭!! 





내부에 들어갈 땐 투어를 끝내고 각자 들어갔는데, 스테인드글라스가 너무 예뻤다. 여태껏 봐왔던 유럽의 성당과는 차원이 달랐다. 교양 때 사진을 교과서에서 보긴 했지만.. 눈으로 보니 비교가 안됐다. 창문을 뚫고 들어온 빛이 벽에 비쳤는데, 그 색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리고 보통의 성당처럼 사람이나 그림을 형상화한 게 아니라 기하학 도형만으로 이루어졌고 색깔이 섞여있지 않아서 더 아름다웠던 것 같다. 마치 파란 부분은 바다를 떠올리게 되고 초록 부분은 산과 나무와 풀, 빨간 부분은 불과 열매와 꽃이 떠올랐다. 파란색은 정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2026년에 완공된다는데 꼭 다시 와 보고 싶다. 아니 꼭 올 것이다. 지불해야 하는 입장료 13€는 성당을 짓는데 후원금으로 쓰인다고 하니, 나중에 자식과 함께 왔을 때 나 이 성당 후원자야!!라고 말해도 된다고 :) 투어 들으며 많이 배우고, 몰랐을 것들을 알게 돼서 너무 좋았다. 가격 대비 만족! 가이드분도 재밌으시고 설명도 잘하셔서 좋았다. 







 투어를 마치고 기념품 샵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양초와 엽서들을 사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에 돌아갔다. 내일은 공항에 일찍 나가야 해서 일찍 자야 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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