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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May 22. 2021

바리스타 이름을 적어주는 카페

빈브라더스의 깨알 같은 고객 경험

홍길동 고객님, 주문하신 자바칩 프라푸치노 한 잔 나왔습니다↗


스타벅스는 음료를 주문하면 친히 닉네임을 불러준다.

카페들은 생존하기 위해 커피 맛은 기본, 사진 찍으면 잘 나오는 인테리어, 오래 있기 좋은 BGM이나 조용한 분위기 등의 요소를 더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해나가고 있다.


이런 요소들이 다 좋아도 호감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아무래도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친절한 인사 한 마디로 카페에 인상이 달라지기도 하고, 아주 작은 실수에도 고객은 크게 반응하며 다시는 안 간다! 며 재방문 의사와 거리가 멀어지기도 한다. 좋은 것보다 나쁜 기억이 더 오래가고 결정적인 법. 때로는 사람 대신 로봇이 그 자리를 지켜서 그런 면대면 서비스가 없는 경우도 종종 있긴 하지만, 나는 카페에서 단순히 커피 말고도 직원분들과 이야기하고 이건 무슨 맛이냐, 원두가 무슨 차이가 나냐며 얘기 나누는 그 짧은 시간이 꽤나 카페의 인상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많은 커피 브랜드 중에 빈브라더스는 서비스 차원에서 사람 냄새가 폴폴 났던 기억이 있다.



이달의 원두로 내린 커피 3종 샘플러를 시켰는데 손편지가 함께 나왔다.


5월이 되면 왠지 고마운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편지는 그 마음을 표현하기 좋은 방법 중에 하나고요.
편지의 시작을 알리는 말이기도 한 'DEAR'는 고마운 마음을 생각하며 만든 시즈널 블렌드입니다.
(중략)
DEAR 뒤 빈칸은 오늘도 BB(빈브라더스)의 커피를 찾아주신 여러분의 이름으로 채우고 싶습니다.


커피 3종과 이달의 원두 소개지


어디 보자, 뒷면에 뭐가 있지?


직접 바리스타가 쓴 글이 적혀있을 줄은 몰랐다.

자기만의 속도와 템포로 갈길 가자는 노래 가사가 정성껏 적혀 있었다.


퇴사 후 커리어로 한참 고민이 많은 때에 이렇게 카페에서 뜻밖의 응원을 받으니 고마웠다. 커피 한 잔으로도 사람을 기분 좋게 할 수 있지만,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함이 잔뜩 느껴져서 더 마음이 동했다.



아, 나에게 커피를 내려준 바리스타님 닉네임이 MOLLY 몰리님이구나.

괜히 커피를 마시다 말고 카운터 자리를 쓱 봤다.



카페 쿠폰에도 같은 바리스타 이름의 스탬프가 찍혀있었다.

일반적으로 카페 쿠폰에는 카페 로고 또는 비슷한 느낌의 도장이 찍히거나 동그란 구멍이 뚫리는데,  

신기하게 빈브라더스에서는 바리스타의 닉네임을 찍어준다.


(쿠폰 표지) Meet Bean Brothers  -
(쿠폰 속지) Your Personal Coffee Guide, 00


이 얼마나 젠틀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인가요?

"우리 빈브라더스를 만나봐! 이 빈브라더스는 말이야, 너만의 커피 가이드야."


이런 깨알 메시지 덕분에 함께 커피 마시는 사람과 이거 참 재치있다며 얘기하니 대화도 풍부해졌다. 다음에 방문하면 어떤 바리스타의 이름이 찍힐지 기대도 되고, 같은 바리스타의 이름이라면 더욱 반가울 것 같다.  그땐 환하게 웃으며 커피가 참 맛있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봐야겠다.


자칫하면 지나칠 수 있는 텍스트를 보물찾기 하듯 발견하면, 브랜드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하는지 알 수 있다. 빈 '브라더'스 답게 손님과 바리스타 사이 친밀감을 위해 노력한 빈브라더스에 박수를!




오? 빈브라더스 뉴스레터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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