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도 뺄 수 있어.

외국어 공부와 다이어트의 상관관계

by 안스

엄마가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하루에 꼭 하는 게 있거든? 바로 외국어 공부야.

대학에서도 독일학을 전공했고, 회사에서도 영어를 쓰는 일을 하고 있고, 요즘은 예전부터 공부하고 싶었던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


독일어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영어는 스픽, 유튜브 등 어플을 통해서, 중국어 공부는 HSK책을 사서 하루에 조금씩 짬을 내서 하고 있지.


외국어 공부에 왜 그렇게 열심히냐고? 엄마는 말이야. 아무리 AI가 발전하고 세상이 살기 좋아진다고 해도 외국어 실력은 대체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물론 파파고나 챗GPT 같은 좋은 프로그램 덕분에 외국어로 메일을 쓴다던지 하는 비대면 소통은 효율적 일지는 몰라도 결국엔 사람과 눈을 마주하며 즉각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실력은 필수라고 생각하거든.


다른 분야에 비해 엄마가 특히나 외국어에 관심이 많은 이유도 있어. 거의 활자 중독에 가까운 나는 내가 몰랐던 언어를 점점 이해하고 터득하는 것에 꽤 성취감을 느끼거든.


요즘 중국어 공부를 다시 하다 보니 이 외국어 공부라는 것이 다이어트와도 꽤 상관관계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 들어볼래?


1. 지름길은 없다.

'외국어 공부는 왕도(王道)가 없다.'라는 명언이 있지. 백 번 동의하는 말이야. 물론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외국어 공부에는 지름길이 없어. Slow but Steady. 느리지만 천천히 꾸준히 해야 어느 순간 나도 모르는 사이에 퀀텀 점프한 내 자신을 발견하는 거거든.


다이어트도 똑같아. 하룻밤사이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 몸무게가 크게 차이 날 수가 없어. 내가 개인 PT를 받을 때 트레이너 선생님이 욕심부리지 말고 하루에 100-200g 감량을 목표로 천천히 빼야 건강하게 살을 빼는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 하루 두 시간을 꼬박 땀 흘리며 운동하고 철저하게 식단을 겸비해야 한 달에 3kg 감량할까 말까 한 수준으로 해야 나중에 요요 안 맞고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거거든.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도 엄마는 러닝머신 위에서 영어회화 유튜브를 재생해 놓고 입으로 중얼중얼거리면서 유산소를 했어. 언젠가 우리 가족들이 따뜻한 하와이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멋있게 비키니를 입고 모히또와 애플소다를 주문하는 엄마의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신이 나는 걸.


2.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아웃풋을 확실히 낼 의지가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대학에서 독일어를 전공하면서 나는 늦기 전에 그 나라에 가서 현지인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지. 과감하게 휴학을 결심하고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 700만 원으로 독일에 갔어. 그게 벌써 10년도 더 넘었네. 그곳에 머물렀던 기간은 짧았지만 아직도 나는 가끔 그때의 추억을 붙잡고 살아. 파리 기차역 파업으로 안내데스크에 가서 티켓을 환불받고 무사히 여행할 수 있었던 일. 독일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동양인이라 무시한 사장에게 따져서 잔돈을 제대로 받았던 일. 어학원에서 만난 여러 나라 친구들과 밤새 영어로 수다 떨며 맥주 마시고 놀았던 일. 그때의 좋았던 기억은 아직도 내가 독일어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어.


작년 다이어트를 결심하면서 헬스장에 가서 12개월 이용권과 개인 PT를 결제했을 때 나는 진짜로 이번 기회에 살을 꼭 빼고야 말겠다는 각오가 확고했거든. 그 결과는 근손실 없이 순수하게 체지방만 8kg 감량하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이루었고, 지금도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홈트레이닝을 하고 있어. 먹는 것에도 아끼지 않고 마트에 갈 때마다 건강하고 몸에 좋은 간식과 다이어트용 음식을 사고, 때에 맞춰 좋은 원료의 영양제를 먹고, 우리 밭에서 나는 신선한 채소들로 아낌없이 내 몸에 투자를 해 줘야 해. 지금 당장은 티가 나지 않지만 결국엔 누구보다도 내 몸이 제일 먼저 알고 반응하거든.


3. 내가 좋아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엄마는 중학교 때 우연히 본 미드를 보고 그때부터 영어에 흥미가 생겼어. 한국 드라마도 너무 재밌는데, 아니 미국드라마는 더 재밌는 거야. 프렌즈부터 그레이 아나토미, 가십걸, 왕좌의 게임, 기묘한 이야기, 모던 패밀리, 김씨네 편의점, 프리즌 브레이크 등등. 단순히 재미로 보기 시작했던 미국 드라마가 외국어에 눈을 뜨게 하고, 입을 열게 했어. 그냥 열심히 보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자막을 안 보고도 내가 이해하고 있더라고. 또한 내가 어렸을 때부터 보기 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강철의 연금술사, 이누야사, 귀멸을 칼날 그리고 일본 드라마 등은 이제 혼자서 일본 여행을 가도 여행 일본어 정도는 문제없을 정도의 수준이지. 덕질은 선한 영향력을 나에게 가져오기도 하거든. 그걸 내 역량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야.


살을 빼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계기는 처음에는 살이 많이 쪄서였지만 개운하게 운동을 하고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서 내 몸이 점점 아름답게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야. 비단 목표와 결과에만 집중해서 다이어트를 한다기보다 40분 유산소 운동 후 기분 좋은 상쾌함을 맞았을 때, 때때로 이유 없이 축축 처지는 기분이 이제 오래가지 않고 하루 종일 활기찬 에너지를 느낄 때. 그때 나는 다이어트를 좋아하고 있구나 느껴. 이번에야 말로 꼭 이 다이어트의 끝을 보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품고 있지만 지금은 나, 다이어트를 덕질하고 있어.


4. 결국엔 자랑스러운 내 스펙이 된다.

별생각 없이 매일 꾸준히 해왔던 외국어 공부가 어느 순간 금발 머리의 외국인 아줌마와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수준이 되고, 내가 좋아해서 해왔던 공부가 이력서에 당당하게 한 줄 써넣을 수 있을 스펙이 되었어. 예전의 다짐에 비하면 예상치를 뛰어넘은 대단한 성과지.


엄마의 이번 다이어트도 성공하고 나면 자랑스러운 스펙이 되겠지? 어디 가서 당당하게 저 다이어트 성공했어요! 비포 애프터를 보여주며 나름의 방법을 자랑하는 내 모습을 그려보며.


엄마, 살 좀 빼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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