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 운전은 연비만 안 좋아질 뿐.
엄마가 퇴근하는 길에 꼭 마주치는 시속 60km 과속 단속 구간이 있어.
음, 설명하자면 오르막길이 끝나고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2차선 도로이거든.
양쪽에 들판이 펼쳐져있고 1km 너머까지 직진으로 길이 주욱 뻗어있는 길이라서 나도 모르게 엑셀을 좀 더 힘주어 밟게 된단 말이야.
달리는 맛이 있는 지점이지.
그러니까 그 도로 한복판에 딱 시속 60km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있어. 직전에는 퉁 튀어나온 과속 방지턱과 함께.
달리는 맛이 뚝 떨어지는 지점이지.
쌩쌩 속도를 내며 달려 내려가다가 과속 방지턱에 걸려 자동차 엉덩이가 터지지 않으려면 미리 속도를 늦추어야 해. 시속 60km 고정식 단속 카메라에 걸리면 벌금과 벌점이 얼마였더라.
아무튼, 엄마가 하려고 하는 말은 이게 아니고.
어느 순간부터 60kg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다이어트 목표가 생기면서 엄마에게 시속 60km 단속 구간은 마치 알람처럼 다가왔어.
"전방에 시속 60kg 과식 단속 구간입니다. 숟가락을 내려놓으세요."
하고, 내비게이션 음성이 친절하게 하루 한 번씩 엄마에게 경고하고 있어.
너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운전자에게 60km의 속도란 다소 느린 속도란다. 앞에서 60km으로 달리는 차량을 보면 이래서 언제 집에 가나 답답해했던 적이 자주 있어.
엄마는 단속 구간인 딱 그 지점을 제외하고는 평균 속도인 시속 70km-80km 사이로 달리는 거 같아. 가끔씩 과속 단속 구간이 있을 때는 급정거를 밟거나 아예 그 구간을 모른척하고 돌아가며 카메라를 요리조리 피해 다녔지. 그 결과는 어땠을 거 같니? 엄마는 거의 하루에 만 원 꼴로 기름을 넣고 있어. 이 정도면 거리는 둘째치고 연비가 아주 바닥을 치는 거야.
자, 엄마는 너를 가지고 네 동생을 낳을 때까지 딱 평균 7-80km 사이에서 살아왔어. 5년 동안 그 속도로 살아왔으니 엄마의 건강 연비는 말 안 해도 알겠지?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말의 숨은 뜻은 바로 건강 연비가 그만큼 안 좋다는 뜻이거든.
이제 엄마는 퇴근길에 마주치는 그 60km 구간을 마주할 때마다 굳은 각오를 다지려고 해.
잠깐 단속 카메라에 찍히지 않으려고 딱 그 구간만 속도를 맞춰서 통과하기보다는, 길게 보고 넓게 생각해서 36년이 넘게 달린 엄마의 이 몸뚱어리의 몹쓸 연비를 건강하게 올려놔야지.
전방에 시속 60kg 과식 단속 구간이 다가오고 있어.
슬슬 속도를 늦춰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자고.
엄마, 살 좀 빼고 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