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time no see.

2025.09.30.

by 안스

Long Time No See.


오랜만이야.

엄마의 다이어트는 성공했냐고?

아니. 솔직히 말하면 성공하진 못했어. 제일 가까이에서 지켜본 네가 제일 잘 알겠지만.


핑계를 좀 대자면, 복직과 동시에 팀장으로 승진하면서 몰아치는 업무를 쳐내다 보니 매일을 이슈없이 하루를 마감하는 것은 나에게 그야말로 커다란 퀘스트였어.


게다가 기다렸다는 듯 나의 B형 독감 확진->너의 독감 확진->네 동생의 폐렴으로 인한 입원으로 한 달은 거의 병원을 들락날락하는 바람에 엄마는 다이어트라는 프로젝트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어.

오늘 밤에는 제발 열이 안 오르길 기도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잠이 들어있는 너와 네 동생의 이마를 수십 번도 넘게 짚으며 잠을 설쳤거든.


그러다 보니 오늘은 피곤하니까, 저녁을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까, 승진했으니까, 네 독감이 다 나았으니까, 네 동생이 퇴원했으니까. 등등의 별의별 이유를 갖다 붙이며 각종 야식과 외식으로 버무려진 나날을 보냈던 거야.


지난주에 엄마는 마치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죄수의 심정으로 체중계 위에 올라갔어.


그런데 왠 걸. 다행인지 아닌지 몸무게는 지난 3월에 잰 64kg에서 그대로인 거야. 그동안 내가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며 기초대사량을 높여놓은 혜택을 톡톡히 봤지 뭐야.


속으로 아싸! 를 외쳤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긴 했어.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짬짬이 운동을 했더라면 조금 더 가벼워질 수 있었을 텐데 싶었거든.


지난주 네 동생의 성장 앨범 촬영으로 스튜디오에 가서 우리 가족사진을 찍었잖아. 흰 티에 청바지 차림으로 네 식구가 맞춰 입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찍은 원본을 확인 한 순간, 아싸! 하고 외쳤던 마음은 아뿔싸!로 뒤바뀌었어.


행복한 미소와 별개로 엄마에게 덕지덕지 붙어있는 보기 싫은 군살들이 껌딱지처럼 보란 듯이 붙어있더라.


그래서 결심했어. 이제 다시 다이어트에 몰입할 시간이라고.

올여름에는 크롭티와 레깅스를 입겠다는 지난해 나의 각오가 무색하게도, 이번 여름에는 아마 그럴 순 없을 것 같아.


더 이상 핑계 댈 것도 없고, 붙일 변명도 없어.

엄마가 다이어트를 결심한 날이 작년 9월이거든. 딱 1년 채우기 전에 막판 스퍼트를 붙여서 체지방을 최대한 줄여보려고 해.


2025년 9월 30일에 잰 인바디 결과를 당당하게 들고 오겠어.


체지방량 최소 5kg 감량을 목표로.


아들, 엄마 다시 살 좀 빼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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