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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a May 12. 2015

스마트폰 필름 스캐너로 사진, 보다

그리고 pentax me super로 찍다

필름 카메라를 샀다.

지난 생일에 강탈하다시피 해서 필름 카메라를 받았다가 더 정확하겠다. 카메라 갖고 싶다던 내 말을 기억하고 주변에 사진 좀 한다는 후배에게 물어 생일선물을 미리 준비해두었으나, 성격 급한 내가 생일까지 기다릴 리 만무했다. 그렇게 해서 미리 알아낸 내 생일 선물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스피너 360". 물론 신기하고 재미 난 카메라임은 분명했지만, 내가 원하던 필름 카메라는 그런 게 아니라고! 결국 배송 전인 상품을 취소하고 손 꼭 잡고 남대문 카메라 상가에 찾아가 펜탁스를 얻었다.


겨우겨우 첫 롤을 찍었지만.

카메라만 사면 세상 모든 것을 담을듯한 기세는 항상 그렇듯 구매 후엔 사라지고 없다. 그래도 초반이라 신이 나서 한 달이 채 못되어 사진을 다 찍기는 하였으나, 인에 현상할 일이 걱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사진관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더군다나 제주라니. 대충 검색해 보니 제주시에 사진 현상소는 단 두 곳뿐이더라. 둘다 집에서 차로 십여분 이상 가야 나오는 곳이지만, 그래, 이거라도 있는 게 어디람. 다행이다 생각하고 현상을 맡겼다.


하지만 인화는 하지 않았는데.

사실 나는 사진의 느낌이 좋아서 필름 스캔보다 인화를 선호했다. 전에 올림푸스 펜 EE-3로 찍은 사진들은 서랍 속에서 나올 일이 없긴 하다만, 그래도 직접 손에 들고 사진을 보면 느낌이 다르더라.  그런데 이번에 인화를 하지 않은 이유는 스마트폰 필름 스캐너를 써보고 싶어서였다.


Lomegrapy Smartphone Film Scanner.

펜탁스와 함께 받은 두 번째 생일 선물은 로모그래피 필름 스캐너였다. 요 녀석 신기한 게 현상한 네거티브 필름을 넣고 불빛으로 쏘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사진이 뿅! 물론 네거티브 필름이라 반전이 필요하지만, 요즘 카메라 어플이 워낙 좋으니. Contax Camera로 찍으면 png 저장도 되고 노이즈도 없어 이 앱으로 찍은 후에 포토샵으로 후보정하면 웬만한 필름 스캔 저리가라고 하더라. 2.99 달러를 주고 앱을 구입했으나 포토샵 후보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결국 그냥 로모그래피에서 나온 무료 앱으로 찍었다. 자, 그럼 결과물은?


First Roll.

아무래도 노이즈가 심하고 후보정의 편차가 있어서 사진이 어떤 느낌으로 찍혔는지 알아보긴 힘들긴 하다. 게다가 펜탁스나 필름의 색감이 어떤지도 잘 모르겠고. 가볍게 사진을 인화해서 웹상에 공유하는 정도로는 괜찮지만,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없을 듯. 다음에 이 필름으로 인화해서 느낌을 비교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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