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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지언니 Oct 12. 2020

누가 살 것인가?

Design Narrative 2


지 : 코리빙 사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신규사업팀이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사실 그동안 어떤 신규 사업을 하시는지는 잘 몰랐거든요.     


이 : 연초에 배정된 새로운 자리에 슬슬 적응해 갈려던 순간 비서실에서 호출이 왔어요. 늘 그렇듯 사장님의 급작스러운 호출에 달려가면 항상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지시를 받게 되잖아요 “신사업으로 Co Living 사업을 진행해 봅시다!” 하시면서 도심에 1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 사업으로 설계프로젝트로 진행하자고 하셨습니다.  


지 : 저는 이사님께서 자발적으로 추진하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네요. 구체적으로 당부하신 말씀이나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네요     


이 : 위치도 직접 정하고, 상품기획 및 설계도 하고, 홍보도 하고 입주자도 모집하고, 운영까지 하는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요. 하지만 큰 방향만 전달받을 뿐이고 일을 풀어가는 것은 스스로 해야 하잖아요? 시작하면서 문득 생각이 든 것이 이번 프로젝트는 꼼꼼한 진행 계획을 세우지 말고 큰 그림 아래에서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사건과 인연이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지금까지 해보니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어요.    


지 : 설계만 하시다가 처음 하는 사업인데 어떻게 받아들이셨어요? 사장님이 시키셨으니까 절실함이 덜 하시진 않으셨는지.     


이 : 사실 이와 같은 새로운 사업에의 도전이 처음은 아니어서 많이 당황하지는 않았어요. 지난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지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데 절실함이 없으면 아예 하질 말아야죠! 망설임 없이 올림픽의 ‘철인 3종 경기’와 같이 각각의 전문 영역을 두루 섭렵하여 준비하겠다고 맘먹고 시작하였습니다. 이 사업이 건축 분야뿐만 아니라 부동산, 금융, 건설, IT등 다양한 분야와 함께해야 멋지게 될 것 같았어요.    


지 : 건축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건축의 설계를 벗어나 상품을 전체적으로 기획하는 일은 익숙한 일은 아니잖아요. 저도 사실 건축을 상품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도 어색하고 건축쟁이 사고가 상품기획 프로세스에 얼마나 잘 맞는 것인가도 항상 의문이에요.      


이 : 상품기획이 만만한 일은 아니지요. 그래서 가장 당연한 것부터 확인하는 것으로 상품 기획을 시작해 보았어요. 크게 생각해 본 세 가지가 있어요. 누가 살 것인가? 어디에 살 것인가? 얼마에 살 것인가? 에요.


지 : 말씀하신 세 가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 : 누가 살 것인가는 타깃, 즉 수요층에 관한 것이고요. 어디에 살 것인가는 입지에 관한 것이지요. 그리고 얼마에 살 것인가는 전체적으로 고려한 사업성 범위 내에서 지불 가능한 월세를 책정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충분히 고려된다면 디자인은 그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함께 진행할 커뮤니티 서비스도 마찬가지고요.      


지 : 그럼 이번 호에 준비하신 누가 살 것인가에 대해 질문드릴께요. 주요 타깃층을 한 번에 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어떻게 접근하셨나요?     


이 : 먼저 물건을 팔려면 누구에게 팔 것인지 그 수요층을 잘 분석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수요층이 얼마나 되는지 ‘양’에 대한 것을 파악하고 그 수요층이 어떤 취향과 기호를 가지는지 ‘질’에 대한 것을 알아야 하죠. 우선 양적인 파악을 먼저 해봤습니다.     


지 : 그럼 구체적으로 인사이트를 얻은 자료나 설명을 좀 부탁드려요.     


이 : 통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는 2010년 24%에서 2015년 27%로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숫자로는 562만 가구라는 매우 큰 숫자이고 이 수치가 2030년에는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주거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은 분명한 상황이죠.      


지 :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1인 가구’는 어떤 사람들이에요? 저는 트렌드 인사이트에서 나름 코리빙 사용자를 지옥고 월세세대, 싱글보균자, 디지털 노마드로 정의를 내려 봤거든요.   


이 : 범위를 좁혀서 들어가 볼게요. 일반 가구원 대비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을 성별로 나눠서 보면요. 특히 청년에 속한 남자는 2017년 통계에는 30세가 대략 22%이고 여자는 27세가 대략 16%에요. 노년층을 보면 83세 34%라고 해요. 통계자료를 정리한 그래프를 보면 남자는 30대를 전후해서 혼자 사는 비율이 가장 높고 점차 낮아지며 여자는 27세까지 혼자 사는 비율이 증가하다가 60세 이후로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요. 쉽게 생각해보면 30대 전후의 젊은 ‘1인 가구’ 층과 60대 전후의 노년 ‘1인 가구’ 층의 두 부류로 크게 나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 : 제가 분류한 유형으로는 화려한 싱글 세대와 언젠가 싱글 영역을 말씀하시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언젠가 싱글 영역에는 소위 저소득 노년층도 포함이 되어 있어서 민감한 부분이긴 해요.     


이 : 네 맞아요. 노년층에 대한 주거는 ‘사회복지’의 영역에서 더 많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 판단하여 우리는 30대를 전후로 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먼저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사회 생활에 첫 발을 내딛고 있는 1990년을 전후로 태어난 사람들, 쉽게 외국에서는 ‘밀레니얼’ 이라고 부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생’이라고 불리는 이 젊은 계층을 주요 수요층으로 정했습니다.


지 : 마무리하자면 누가 살 것인가에 대하여서는 주요 수요층으로 90년대 생으로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로 정하신 것이네요. 그럼 다음 호에는 어디에 살 것인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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