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밤과 낮
재작년 이맘때 즈음..
짧은 2개월 파견을 아쉬워하면서 제주여행을 했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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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 또 이곳에 있을 줄이야 (지금도 제주에..)
바람은 좀 차갑고. 햇빛은 참 따뜻.. 아니 뜨거웠던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때.
하루에 이곳저곳을 바쁘게 다 보겠다며
아침일찍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날이었다.
성산일출봉을 또 가보고 싶다는 여행친구를 데리고
올라갈수록 뜨거워지는 정상을 머리에 두고
이건 등산 아니냐며 같이 투덜투덜되며 올라갔었지
(우린 등산을 좋아하지만 예상치 않았기에)
정상보다 아래 절벽 해안가가 예쁘더라며 사진을 마구 찍었던 기억이 난다.
노래를 부르며 물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가던 해녀 할머니들.
조용한 바다 위에 호휘이~호이~ 하는 숨비소리를 가만 듣고 있으니
온갖 마음들이 소리 하나에 위로가 되는 기분이었다.
해가 질 때쯤 아쉬운 맘에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제주 여행 책에서 해 질 녘에 가면 환상이라는 신천 목장이 생각났다.
네비에도 안 나오고.... 수십 번의 유턴을 하다가 마주친 신천 목장이 아닌 오징어 떼..
준치라고 하는 제주 반건조 오징어란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한치인 줄 알았..
이거나 일단 먹자! 하고 사면서 파는 아주머니께 길을 여쭤보고.
찾았다. 신천목장! 근데 응? 말은 다 어딨지..
공사 중이던 목장은 기대하던 말 대신 크레인만 가득했다.
물론 공사 중인 장면은 담기 싫어.. 사진엔 하나도 안 보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 넓은 목장이 우리밖에 없었고
마구 뛰어다니며 요상한 사진도 찍어보고 그랬었다.
다음에 또다시 와볼 곳이 생겼다고 위로를 하면서...
실컷 취하기로 약속한 밤을 즐기러 갔다.
이 노래를 알고 들은 지 7년..
어디서든 들을 수 있게 이곳저곳 항상 자리 잡고 있는 노래다.
취하고 싶은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이 난다.
제주에서도 오늘도 역시나..
달빛에 흔들려 어디로 가는 건지 몰라도 우리 서로
한없이 취해서 보냈던 다섯 밤과 낮은 그렇게 깊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