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영업/세일즈 컬럼 국내1호 콜드콜링전문가 박주민 대표
기업영업에 있어 고객 관계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기존 고객과의 장기거래를 통한 이익의 확보에도 있지만 자칫 손을 놓거나 소홀해지기 쉬운 고객들의 이탈을 막아 꾸준하게 영업기회를 발굴하고자 함이 크다. 그래서 영업관리자는 영업대표들이 시장내 고객터치에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험상 고객 관계관리가 가장 타이트하게 이루어지는 영역은 전속 유통 대리점 영업이었다. - 이들은 파트너사이지만 엄연한 고객이기도 하다 - 당연히 전속 대리점들은 본사 비즈니스에 대한 충성도와 열의가 매우 높았는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사업적으로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속 유통영업의 특징은 시장의 매기(買氣 : 상품을 사려는 분위기)가 좋든 나쁘든 본사 영업조직과 동고동락을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함께 울고 웃으니 그 관계가 얼마나 돈독했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끈끈한 관계가 유지되다가도 본사 영업대표들이 암행 영업을 나갈 때가 있다. 암행 영업이란 시장에서 대리점들의 가격 교란행위를 적발하거나 본사의 영업 정책을 잘 이행하지 않는 대리점들의 동태를 살피는 활동이라고 보면 된다. 가령, 특별한 이유없이 시장 확대 영업을 게을리하는 대리점들을 살펴보니 부동산 매입이나 타 비즈니스의 접촉 등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 경우들에 해당한다. 한마디로 딴짓을 하는 거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 모든 것은 본사로부터 이탈하고자 하는 고객의 움직임이다.
그에 비해 결속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직판 영업은 고객사들에 대한 영업터치가 개별 영업대표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의 이탈이 자주 발생한다. 주력 고객사들이야 경영진부터 영업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관심을 두기에 그나마 큰 문제가 안되지만 기존 거래처 중 관계가 소홀해진 고객사나 장기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할 고객사, 특정 시점에서 지원이 필요한 고객사들에 대해서는 영업관리자가 정기적으로 고객사 DB를 업데이트 하면서 판매 경로관리의 효율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 실제 필자가 교육현장에 가보면 교육담당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요구들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 “영업사원들이 사무실에만 있고 고객을 잘 안만나는 것 같습니다. 정신 좀 번쩍 들게 해주세요” “영업관리자들도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 보여요. 맨날 코로나 핑계만 대고 있으니..”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주된 이유는 고객 접점 유지의 중대성에 대한 인식 부재와 전략적 고객 관계관리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영업조직들의 특징들을 살펴보면 성과가 나지 않는 영업조직들에게서 나타나는 동일한 특성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현상유지 마인드에 갇혀 있다. 이는 영업조직을 병들게 하는 가장 암적인 요소로써 보통은 주력 고객사들로부터 나오는 기본 매출에만 의지하려는 경향이 큰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시장 매기에 따라 매출이 널을 뛴다는 점이다. 즉, 주력 고객사 매출이 좋으면 우리도 좋고 나쁘면 덩달아 나쁘게 된다. 주도적으로 매출 감소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매출 리스크를 피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의 머리속엔 고객이 없다. 이렇다 보니 영업대표들이 적극적으로 고객을 접촉하려고 하지 않는다.
둘째, 영업대표들이 가격과 제품 탓만 한다. 실제 그럴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가격과 제품은 영업대표들의 전략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필자가 간과하지 않고 있음은 이미 여러 번에 걸쳐 강조해왔다. 문제는 오로지 영업을 가격과 제품으로만 하는 그래서 수주가 안되면 모든 원인을 가격과 제품 탓으로만 돌리려는 영업대표들이 많은 영업조직일수록 고객은 뒷전에 있다는 사실이다. 심한 말로 가격으로만 영업을 할거 같으면 생산부서에 견적서 쓰는 담당 한 명만 있으면 된다. 자사의 제품 부실만 들추어 낼 것 같으면 그냥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는 편이 빠르다. 특히나 중대형 규모의 영업활동에서 고객을 중심에 두지 않을 경우 이러한 태도가 만연한데 한마디로 솔루션 영업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므로 고객을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려운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규 고객이나 휴면 고객과 같이 잠자는 고객 발굴 영업을 게을리한다. 주력 고객사가 무척 중요하고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유리한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지혜로운 영업조직은 언제나 이들 잠자는 고객에 대한 관리 포인트를 놓치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의 주력 고객사도 언제든 시장 상황에 따라 매출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들 잠자는 고객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영업터치를 하는 영업조직에서는 두번째와 첫번째에 해당하는 부정적인 요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고객 접점 유지와 전략적 시장관리를 몸소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고객 관계관리 성패의 열쇠는 사실상 일선 영업관리자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이들을 통해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는 이렇다. “다양한 고객사 어프로치. 잘할 수 있다면 저희도 좋죠. 그런데 당장 이번 달 매출 달성하는 것도 버겁습니다”그러면서 그들이 취하는 전략 아닌 전략의 대부분은 주력 고객에 대한 집중이다. 그렇다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력 고객 영업을 탁월하게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영업관리자가 이런 태도이니 영업대표들의 영업활동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우선은 당장 이번 달 실적에 도움이 되는 고객들 위주로만 몰려다니다 보니 어떻게 꾸역꾸역 매출은 마감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이다. 이번달에도 한정된 고객안에서 쥐어 짜내는 영업에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다음 달부턴 잠자는 고객들도 미리미리 찾아봐야겠다고 다짐도 해보지만 정작 다음달이 와도 동일한 일상만 반복될 뿐이다. 이러한 영업조직에선 비약적으로 실적이 호전되는 소위 퀀텀 점프(quantum jump)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모든 걸 운에 맡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래 B2B 영업의 묘미는 작은 영업기회를 폭풍 성장으로 이끄는 퀀텀 점프에 있다. 일종의 인큐베이팅(incubating) 영업인데 이러한 사례들을 많이 만들면 만들수록 매출은 물론 건강하고 튼튼한 영업조직을 구축하는 등 일석다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 최소 일석삼조의 효과는 본다 – 그렇다면 제일 먼저 영업관리자가 구축해야 할 고객 관계관리 전략의 첫번째 과제는 무엇이어야 할까? 그것은 보유한 모든 고객 DB를 가치 특성별로 그룹핑하는 촘촘한 고객 분류이다. 이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첫째, 고객의 정량적인 실적 데이터와 정성적인 히스토리 자료를 영업대표와 함께 크로스 체크(cross check)해야 하고 둘째, 자사가 보유한 고객 DB 이외의 잠재고객도 포함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이 과정에서 소위 잭팟(jackpot)을 터뜨릴 수 있는 가능성 있는 고객들을 누락시키지 않기 위함이다. 아래의 그림은 필자가 그룹핑하는 방식이다.
X축은 고객의 현재가치로써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실적을 통한 기여도이고(정량적 데이터) Y축은 현재로부터 미래에 기여할 미래가치로써 태도, 역량, 영업기회 등에 관한 잠재성을 의미한다.(정성적 히스토리 자료) 이렇게 그룹핑을 한 후 각각의 사분면에 위치한 그룹에 맞게 목표와 활동사항을 정리하고 적합한 담당자를 내정하면 첫번째 과제가 완성된다. 그럼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1사분면에 위치한 주력그룹은 기여도와 잠재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은 고객사들로 관계사나 충성고객 등이 해당된다. 이곳에는 자사내 보유한 영업인력 중 가장 역량이 뛰어난 과장급 이상의 베테랑 영업대표를 배정한다. 관리항목으로는 오래된 관계로 인해 진부한 거래가 되지 않도록 영업대표의 고객사에 대한 신규제안 건수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 새로운 정규 이닝의 반복이 기억 나시길 바란다 – 다음 2사분면은 도전그룹으로써 잠재성이 큰 고객사들이다. 주로 경쟁사의 메이저 고객이나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생 기업 등이 해당된다. 지금 당장은 기여도가 없지만 시장 확대 차원에서 꾸준히 터치할 필요가 있는 곳들이다. 대신 이 영역에는 영업비용 및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대리점이나 협력사를 전면에 내세운 후 대리급 이상의 영업대표를 배정해 운영한다. 관리 항목으로는 새로운 영업기회의 파악과 윈백(winback : 경쟁사를 자사로 편입하는 것)활동을 정기 점검한다. 다음 3사분면은 지원그룹으로써 주로 특정 계절이나 이슈에만 매출이 발생하는 고객사들이 해당된다. 이곳에는 대리급 이하의 젊은 영업대표를 배정에 운영하고 관리 항목으로는 매출 극대화를 위해 지원사항 등을 점검한다.
가장 소홀하기 쉬운 4사분면은 육성그룹으로써 지금은 거래가 없지만 과거 단 한번이라도 거래실적이 있었던 고객사 등이 해당된다. 특히, 이 영역은 마케팅 조직과 협의하여 자체 컨택센터 등을 운영하면 좋다. 주로 신제품이 출시되었거나 전략적으로 시장 확대를 가져가야 할 오퍼링 제품(가격이 세팅 된 패키지 상품 등)이 있을 경우 E-DM이나 아웃바운드 콜을 통해 고객터치를 하고 영업기회를 생성시킨다. 이를 통해 발굴된 영업기회 중 육성그룹이나 도전그룹에 부합하는 고객사가 발견시에는 마케팅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인계를 받고 담당 영업대표를 배정해 관리한다. 그 외의 영업기회는 지역 대리점이나 협력사에게 인계하면 된다. 특징적인 것을 중심으로 정리를 하면 2사분면의 도전그룹과 4사분면의 육성그룹의 경우에는 대리점과 협력사의 참여를 유도해 최대한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1사분면의 주력그룹과 3사분면의 지원그룹의 경우에는 영업대표의 직접영업 빈도를 높여 고객사의 만족과 영업 생산성 향상에 힘을 쏟도록 한다. 이렇게 고객사를 가치 특성별로 그룹핑을 하고 분류해 영업대표들에게 역할을 부여하면 관리 포인트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사의 누락이 없기에 영업기회를 놓칠 우려도 줄어든다. 이와 같은 그룹핑 활동은 아무리 못해도 분기에 한번씩은 하는 게 좋다. 처음에만 고생이 조금 될 뿐이지 업데이트 할 때마다 작업량도 줄어들어 부담도 없다. 이렇게 고객사 그룹핑까지 완성되면 그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이 주요 고객과의 선별적 만남이다. 평소 영업대표에게 영업 코칭을 충실히 한 영업관리자라면 이미 어떤 영업대표에게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해야 하고 그에 따라 어떤 고객을 만나야 할지가 정해졌을 것이다. 그림14.에 의거 주력그룹과 지원그룹에 해당하는 고객사들 중 매출 기여도가 높으면서 영업 성과가 우수한 영업대표들의 고객사를 교집합으로 하여 우선순위를 정한 후 만남의 횟수나 질을 높여가면 좋다. 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영업대표 중 저성과자와는 가급적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도 효율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아래의 자료는 이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고객의 이탈을 막는 고객 관계관리 전략 중 시장관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방법론적으로는 사내외의 고객 DB를 가치 특성별로 그룹핑을 한 후 고객을 분류해 적절한 인력과 협력사를 배정하고, 영업성과가 우수한 영업대표에 대한 시간투자를 더 많이 할애하며, 이를 통해 주요 고객과의 선별적 만남을 양적으로 또 질적으로 향상시켜 가는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개별 영업대표들이 고객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는 일일 것이다. 결국 실전에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여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업관리자인 당신은 고객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어떠한 메시지를 영업대표들에게 줄 것인가? 아님 그냥 위임만 하고 말 것인가? 글로벌 TOP 20 B2B 세일즈 훈련기관인 레인그룹은 그들의 연구 저서인 ‘최고의 영업은 무엇이 다른가’(원제 : Insight Selling, 마이크 슐츠, 존 도어)에서 지난 몇 년간 최고의 성과를 올린 전세계 영업대표들의 주요 특성으로 고객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을 꼽았다. 그리고 관계구축의 핵심적인 요소로 신뢰를 강조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서양권 더 좁게는 북미권의 중대형 규모의 기업영업 활동에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온 호감이나 친밀성, 진실성과 같은 인간적인 요소들이 과거에 비해 신뢰의 중요한 축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능함을 배제한 인간적인 요소만을 가지고 신뢰 기반의 관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우린 이미 참고할 수 있는 좋은 근거를 가지고 있다. 정직, 경청과 같은 영업관리자의 기본 자질이 성과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진 못해도 역할 수행에 있어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중요 덕목이었듯이 영업대표의 고객 관계 강화 구축에서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하고 코칭 한다면 크게 무리가 없지 싶다. 문득 영화 제목이 하나 생각났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그렇다‘영업관리자는 영업대표의 미래다’
I pray for peace in Ukra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