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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nee Jun 12. 2019

커피로 쉬어가기

그리고 일상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드는 핸드드립

  

아침에 정신을 깨우며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점심 후 마시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하루에 커피 두 잔은 완전히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좋아하게 되었고 커피를 좋아하지만 어떤 커피를 왜 좋아하고, 무엇이 내 입맛에 맛는 커피인지, 그 때 먹었던 맛있는 커피는 어떤 원두가 어떻게 로스팅되어 어떤 방법으로 추출했기에 맛있게 느껴지는지를 좀 더 알고 먹고싶은 마음에 커피를 배우기로했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은 다양해서 무엇을 배울지 고민했는데, 크레마가 둥둥 떠다니는 에스프레소도 좋지만 온전히 내 손맛을 타는 핸드드립을 배우는 것이 좀 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가볍고, 깔끔하고 향에 집중된 느낌이며 무엇보다 여러번의 카페 알바 경험 후 핸드드립이 재밌다고 느껴졌었기 때문에. 같은 원두로 내린 커피도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그 맛들이 꼭 살아숨쉬는 생명체마냥 느껴졌다. 그만큼 손을 많이 타기에 다회의 연습이 필요하다. 아침으로 매일 한 잔 씩 내려 먹는 것이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머리도 말리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것이 대부분의 일상일 것이다. 그래도 이왕 내려먹는 커피 조금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짧은 지식이지만 핸드드립에 막 관심이 생긴 사람들이 본다면 좋을 법한 것들을 정리해본다.


원두의 앞 부분 내리기

에스프레소로치면, 리스토레토와 비슷할까. 짧게 내리되 원두가 가진 맛을 진하게 뽑고, 신맛 단맛을 적정하게 추출하는 방법이다. 물론 원두마다 뽑는 시간과 방법, 분쇄도가 다를 수 있지만 짧게 뽑는다면 어설픈 흉내로 원두를 내리는 것 보다 훨씬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원두는 단맛 - 신맛 - 쓴맛 - 떫은 맛 이렇게 네 가지 맛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원두가 내리는 시간에 비례한다. 그래서 적정한 맛의 밸런스를 내는 것이 어렵다면 앞부분만 그러니까, 좋은 부분만 추출해서 마시면 어떻게 내려도 평타는 치고 갈 수 있다. 

실제로 수업 중에도 한 번의 드립을 할 때 시간 단위로 끊어서 내려지는 농도와 맛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뒤로 갈 수록 거의 담뱃재와 가까운 맛이 난다. 

가끔 가다 어떤이가 핸드드립을 내려준다고해서 보면 아주 가는 분쇄입자로 원두의 뜸을 들이지않고, 주전자로 끊임 없이 돌려가며 물을 내리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런 경우의 커피는 드립용지에서 마치 소용돌이가 빨려 들어가는 듯 한 모습으로 가라앉게 된다. 

[출처] http://snowflowers79.tistory.com/category



용도에 맞는 분쇄도

맛있는 커피를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원두의 신선도. 로스터리샵에서 볶은지 이틀에서 삼일 정도 숙성된 커피를 먹을 만큼만 갈아서 먹으면 맛도 향도 좋다. 똥손이 아니고서야 맛없기가 힘들다. (이렇게 먹다가 캡슐커피를 먹으면 햇반을 먹는 느낌. 햇반 물론 맛있지만 특유의 화학 냄새를 감출 수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 하지만 아무리 신선한 커피라도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이 바로 분쇄도이다. 추출 방법에 따라 적합하게 분쇄된 원두를 사용해야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출처] http://thecoffeehouse.tistory.com/232

핸드드립의 경우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에스프레소보다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설탕가루보다 살짝 굵은 분쇄도로 갈아 추출해야한다. 핸드밀로 분쇄한다면 분쇄입자가 일정하지는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가정용 드립커피 분쇄기구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원두 머핀 만들기

원두도 밥과 같이 뜸들이기가 중요하다. 뜸을 들이면서 커피의 맛이 50%는 정해진다고 볼 수 있다. 드리퍼에 핸드드립용으로 분쇄된 원두를 수평으로 맞추고, 물을 붓는데 보통은 사용한 원두의 양과 비례해서 물을 넣어 골고루 얇은 물줄기로 빠르게 회전해서 원두가 물에 젖을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드리퍼에 물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하는 것. 드리퍼의 패턴을 리브(물빠지는 길)라고 하는데 여기에 물을 주게되면 물이 커피를 거치지 않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생겨 싱거운 커피가 만들어 질 수 있다. 이렇게 적정량의 물을 줘서 뜸을 들이고 기다리면 원두의 표면이 머핀처럼 갈라지면서 물을 필요로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타이밍에 서서히 중간부터 원을 그려가며 물빠지는 표면이 수평선 아래를 지날 때 다시 물을 주는 것을 반복하면서 내려간다.

 

https://www.youtube.com/watch?v=MeLuE67cJwY



원두 보관법

상온에 두면 2주 안에 둘 경우 신선하게 먹을 수 있지만, 한 달 이상 먹을 거라고 생각이 들면 냉동실에 보관하면 된다. 이 때 중요한 점은 꼭 밀폐 보관하는 것. 많이 쌀 수록 좋다. 커피는 다른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냉동실 다진마늘, 각종 어패류들의 냄새가 섞일 수 있으니 꼭 밀봉하고 또 해야한다. 먹을만큼 꺼내서 5분정도 해동한 뒤 바로 갈아서 먹으면 구입했을 때의 느낌을 비슷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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