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들은
과거의 나, 그리고 지금의 나. 둘 중에 누가 더 좋은가? 라고 물었을 때 내 마음속에서는 어떤 대답이 나올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어리숙했던 과거를 지나 진짜 나를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의견도 뚜렷해지고 화 한번 못 내던 내가 화도 내기 시작하고 그랬다. 그때만 해도 주변에서는 사악하게 변했다는 둥 이기적으로 변했다는 둥 그런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나다운 게 사악한 건가?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주변의 평가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 또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10년간 내 모습을 보아온 한 친구에게 나의 이런 혼란스러웠던 마음을 나누었더니 이런 대답을 해주었다.
‘난 휘둘리지 않는 지금의 네가 좋아.’
나를 긍정해주는 그 친구의 한마디가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었다. 나 잘하고 있구나. 내가 나다운 길로, 행복한 길로 잘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또 어느 날은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있냐는 질문을 들었다. 나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없다. 역시나 지금의 내가 가장 좋기 때문이다. 내게 그 질문을 한 이도 자기도 그렇다고 했다. 그는 지금의 내가 제일 좋다는 대답을 할 수 있다면 나답게 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 말해주었다. 끄덕끄덕. 일리가 있는 말이다.
과거의 순진했던 나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머리가 꽃밭이었을 때가 화낼 일도 없고 편했던 것 같긴 하지만 어쩐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었다. 지금은 자주 불편하지만 그만큼 기쁨도 자주 느낄 수 있기에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렇듯 내가 내 마음에 드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알면 알수록 세상엔 분노할 일, 불편한 일도 기쁘고 즐거울 일도 같이 많아진다는 걸 받아들이는 중이다.
이 길이 맞는지 가끔 아리송하기도, 지칠 때도 있지만 격동의 과도기를 지나면 승화하는 보다 평안한 상태가 찾아오리라 믿으며 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