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68
1
주말로 들어가는 초입에 콰이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다. 인스타에 누가 동영상을 올렸는데 그걸보고 한참을 웃다가 무슨 어플인지 찾아봤다. 영화나 드라마 명대사에 립싱크를 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어주는 어플이었다. 입모양이랑 표정만 잘 맞추면 굉장히 웃긴 영상을 찍을 수 있다. 검색해보니 연예인들이 나오는 영상도 많았다. 나는 어쩌다 보니 대사보다는 입모양 맞추기 쉬운 노래 쪽으로 시도를 해보게 되었다.
2
그래서 '대홍단감자'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다. 부르다 보니 이게 무슨 노래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북한 어린이가 부른 버전이었다. 그래서 북한 노래인지도 알게 되었고, 대홍단이 지명이 아니라 군부대 이름인 것도 알게 되었다. 여기서 그쳤어야 했는데 촬영을 몇 번하면서 흉내 내서 불러보고 했더니 노래가 머리에 각인되어 버렸다. 어제 자기 전에도 감자, 감자, 왕감자 거리면서 잤는데 오늘 아침에 눈뜰 때도 그 노래부터 생각이 났다.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 마성의 훅이 있는 노래였다. 누가 보면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인 줄 알겠다.
3
영상 샘플들에 종류가 많았다. 그 옛날 하이킥의 호박고구마부터 만화 보노보노의 대사, 곡성의 뭣이 중헌디까지. 하지만 알아볼 수 있는 대사보다 모르는 명대사들이 더 많았다. 아 나는 이렇게 문찐이 되어가는가, 하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콰이도 이렇게 대중화가 많이 된 상태인데 어제 처음 알았다. 콰이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생각했는데 중국 회사에서 만든 어플이라고 한다. 기업가치가 3조 정도 되는 회사라고 한다. 와우.
4
대홍단감자 영상으로 엄마를 크게 웃기는 데 성공했다. 엄마는 뒀다가 기분이 꿀꿀할 때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제고 다른 사람을 웃게 할 수 있는 콘텐츠는 소중한 가치가 있다. 그런 걸 만들게 해주는 어플이라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토끼나 사슴 얼굴로 만들어주는 사진 어플에는 별달리 관심이 없었는데, 이 어플은 좀 더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웃기는 걸 찍어서 사람들이랑 같이 보고 웃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