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cie Oct 16. 2023

Tips 프로그램 선정

2023년 10월

스타트업을 하면 투자사로부터 투자받는 것 말고도 다른 데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예비창업패키지나 초기창업패키지 같은 것이다. 창업가의 사업 초기 자금을 지원해 주는 정부 프로그램인데 보통 연초에 서류 접수를 받는다. 우리 회사도 그간 몇몇 프로그램에 지원을 했었는데 사업성 어필이 부족했는지 번번이 서류에서 탈락을 했었다.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 이번 팁스도 혹시나 탈락할까 봐 꽤 긴장을 했었다.


TIPS프로그램은 기술아이템을 보유한 창업팀을 민간주도로 선발해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IT업계에서 일하면서 많이 들어는 봤지만, 보통 대기업은 이런 프로그램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정확히 몰랐었는데 나도 이번에 지원을 하면서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창업팀을 민간주도로 선발한다는 말은 팁스프로그램의 주체가 추천 권한을 민간 운영사에 위임해 두었다는 뜻이다. 창업팀이 팁스에 지원하려면 팁스에서 선정한 운영사로부터 투자를 받아야만 한다. 운영사는 팁스 프로그램에 추천할 수 있는 티켓을 보유하고 있다가 적합한 팀에 투자를 하게 되면 팁스에 추천을 해준다. 우리도 연초부터 팁스 운영사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없을까 고민하면서 투자유치 활동을 하고 있었다.


감사하게도 컨스택츠 서비스 비전에 공감해 주는 팁스 운영사를 만나서 투자를 받게 되었다. 팁스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투자금이 1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 조건 말고도 법인의 사업연한과 창업가 지분율 등 몇 가지 조건들이 더 있다.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고 투자를 유치하면 팁스 지원 서류를 갖춰서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지원 과정에서 이미 팁스를 경험한 운영사에서 자문과 조언을 많이 해주는데 덕분에 한결 수월하게 접수하고 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올해 우리 회사는 목표한 만큼 자금 조달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것이 무척 중요했다. 나는 학교에서 팀플할 때도 어지간하면 자료 조사나 발표만 맡을 정도로 슬라이드 작성에 자신이 없었는데, 자신이 없더라도 무조건 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휴일에도 주말에도 슬라이드만 붙잡고 있었다. 팁스가 기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업이라서 구현하고자 하는 기술과 그 기술을 입증하는 방법을 작성하는 장표는 특히나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다행히 대표가 카이스트 출신의 박사 수료생이라서 기술 관련 장표의 콘텐츠를 훌륭하게 제공해 주었다. 의견이 안 맞아서 이러니 저러니 입씨름하는데 에너지를 쓰기도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채워주는 톱니바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IT쪽 기술분야에서는 팁스는 원래도 지원한 회사 셋 중 하나만 떨어지는 경쟁률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올해는 경쟁률이 더 낮았을 것이라는 썰도 들었다. 팁스 운영사로부터 투자를 받아야지만 지원할 수 있는데 올해 투자 시장이 기근이라서 투자받은 회사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떨어질까 봐 추석 전후로 언제 확정될까 마음을 졸였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팁스에 선정된 회사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 들어갔더니 팁스 선배 회사들이 따듯하게 축하를 해주었다. 팁스 프로그램 덕분에 당분간 계속 컨스택츠팀을 유지할 수 있어서 기쁘다. 사업이 원래 이렇게 간당간당한 것이었나. 팁스 요건 멋있게 달성해서 2년 뒤에는 나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우리 팀을 인정하게 만들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트업하면서 두 살 먹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