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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고 Feb 17. 2022

너무 사소해서 무시할 수 없는 것들

[드라마 스페셜] 딱밤 한 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


이 포스팅에는 작품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으니 작품을 안 보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오랜만에 만난 KBS 드라마스페셜 2021

'딱밤 한 대가 이별에 미치는 영향'

주인공 오진(신예은)은 학교 보건 교사이고,

오래 사귄 남자친구 차민재(강태오)도 있고,

학교에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체육 선생님 구원빈(홍경)도 있는

부족함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결핍투성이다.

오래된 남자친구 민재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이고 있었고,

어느 날 민재에게 딱밤을 맞고 깨닫는다.

'아, 우리는 더 이상 서로 사랑하지 않는구나.'

딱밤 한 대에서 시작된 진의 이별 선언에 민재는 당황한다.

'아니 대체 왜? 평소처럼 딱밤 한 대 때린 걸 가지고?'

민재는 진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고,

그저 곧 풀릴  삐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재는 잘못 생각했다.

진은 생각보다 단호하다.

민재는 점점 당황, 짜증, 분노, 의심 갖가지 감정에 휩싸인다.

예전 드라마였다면

둘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재결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드라마들은 더 이상

'그래서 그들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환상을 심어주지 않는다.

둘의 사랑은 끝난다.

딱밤 한 대에서 시작해서,  너무나 쉽게.

너무나 어렵게.

둘에게도 너무나 사랑한 순간이 있었다.

점점  그 시간들이,

함께 있는 것의 소중함을 잃어버렸을 뿐.

좋았던 시간은

서로에게 주는 상처를 희석시켜 마치  사랑하는 것처럼

관계를 유지하게 만든다.

그렇게 결혼하면 

계속 그렇게 상처가 나도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야 하고,

지금 헤어짐을 결심하면

다른 사랑이 찾아올 수도 있다.

나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대해 줄 사람.

드라마를 보면서

엄청 많은 공감을 한 것 같다.

너무나 사소해서 이별의 이유가 되어버린 순간.

딱밤 한 대를 온 힘을 다해 때리는 남자친구.

더 이상  내 어깨가 젖어도 신경 쓰지 않는 남자친구.

나의 이별 통보에 바람피우는 것이라 의심하고

자신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끝까지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남자친구.

진은  그런 남자친구에게서 벗어난다.

다행인 건, 진도 그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일까.

민재가 진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다만, 모든 신경과 관심이 진에게 쏠려있는 원빈보다는

진을 사랑하고 아껴줄 사람은 아닐 뿐.

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해주고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지금 헤어지는 게 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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