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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ra Apr 07. 2022

꽃놀이

꽃난리


벚꽃 가득한 길에 아이의 손을 잡고 다정히 걸었다.

아름다운 벚꽃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말없이 서서 그 꽃들을 바라보았다.

나는 아름다운 자연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 잠시도 지겨운지 아이는 계속 가자며 잡은 손을 당기고, 나는 조금이라도 꽃을 더 가까이 느끼고 싶어 아스팔트 길에서 젖은 흙길로 발을 내디뎠다.

마침 엄마와 나들이 간다고 예쁜 새신을 꺼내 신은 아이는 진흙에 신발이 더러워질까 망설이고, 나는 신발 더러워지는 게 뭔 대수냐며 이 아름다운 꽃을 보라 했다.

신발 한번, 꽃 한번 번갈아 보며 안절부절못하는 아이에게 이리로 빨리 오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아이는 붉어진 얼굴로 싫다고 울며 그 아름다운 꽃길을 미련 없이 걸어가버렸다.


멀어지는 아이의 뒷모습 한번, 꽃 한번 번갈아 보다  꽃보다 아름다운 아이 뒤를 쫓아간다.


꽃구경은 나만 좋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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