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짧은 글: 240322
여느 때와 같은 백수, 아니 백조 생활 중. 방 안에서 슬그머니 나만의 시간을 만끽하던 중이었다. 저녁을 준비하던 엄마가 갑자기 주방에서 악, 소리를 낸 것이다.
너무 깜짝 놀라서 뭐야! 하고 방에서 뛰쳐나갔는데, 엄마가 웃으면서 짜장을 만드는데 야채를 볶다가 춘장이 없단 걸 깨달았다고 한다. 까암짝이야.. 그러면서 나한테 심부름을 다녀오라며 궁뎅이를 툭툭 쳤다. 초등학교 때도 해본 적 없던 심부름, 요 나이에 하다니 새롭군.
잠옷 차림 그대로 오빠의 큼직한 후드 집업을 걸쳐쓰고서는 슬리퍼를 질질 끌고 동네 마트에 가기. 누가봐도 정말 개백수, 아니 개백조의 차림이다. 손에 엄마가 쥐어준 천원짜리 지폐 몇 장. 이걸로 춘장 두 개를 살 수 있나?
오늘의 수확물 춘장. 하나의 이 천원. 나쁘지 않은 가격이군. 2개를 사고도 천원이 남네. 이럴 때는 내 몫을 챙겨도 되겠지. 할인하는 다이제 초코를 하나 집어다가 스리슬쩍 계산에 주머니에 넣고 임무를 완수해 집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