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 친구 집에 놀러 갈래요.

by 초록해

아직 4돌이 되지는 않았지만, 벌써 5살이 된 아들. 가끔 핸드폰에 뜨는 1년 전 사진을 보면 지금과 비교하여 너무 어린 아들이 사진 속에 자리하고 있다. 정말 매월 달라지는 것이 눈으로 보이는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이제는 대화를 할 때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이 컸다. 어린이집을 갔다가 놀이터로 직행하는 것이 아들의 루틴이었는데, -10도 아래로 기온이 계속 떨어지다 보니 놀이터를 가지 못했다. 추운날이 계속되니 놀이터에 사람이 없다. 아들도 어린이집 하원을 하면 당연하게 집으로 돌아온다.


첫 어린이집을 다닐 때부터 같은 어린이집에 다닌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산다. 오래 알고는 지냈지만 서로의 집에는 가본 적이 없었는데, 2026년이 되어서는 하루는 우리 집에서, 하루는 친구 집에서 어린이집 하원 후 같이 놀다가 저녁을 먹고 오게 되었다. 한 번은 우리 집, 한 번은 친구집에 가서 놀면서 아이들에게 그 기억이 참 재밌고 좋았나 보다. 이제는 일주일에 꼭 한 두 번씩은 서로의 집에서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친구집에 가는 날이면, 나에게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과거에는 유치원, 초등학교를 갔다 와서 서로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노는 일이 일상이었는데 요즘에는 좀 더 조심스러워진 면이 없지 않다. 그래도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서로의 자녀를 믿고 보낼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래서 예전에 어른들이 이런 좋은 이웃을 만나면 이사를 갈 때 서로를 보고 펑펑 우셨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이웃들과 정이 더 쌓이면 쉽게 이사 가기는 더더욱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들과 아들 친구는 서로 성향이 다른데, 그 다른 성향이 서로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만 같다. 그래서일까. 아들이 성장함에 있어 이런 좋은 친구가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아빠, 저 친구 집에 오늘 놀러 가고 싶어요!"


아이를 키우는 것에 정답은 없다. 멍하니 흘러가고 있는 릴스를 보면, "이렇게 아이 키우면 안 돼요!", "이건 무조건 해야 해요!"라는 식의 릴스들이 난무하다. 그런 릴스를 보면 정답이 없는데 점점 우리 사회가, SNS에 파묻혀 사는 우리에게 정답을 강요하고 그 정답대로 살지 않으면 패배자가 된 것처럼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런 사회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일까. 과거보다 요즘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친구집에서 가서 놀고, 그 안에서 이야기하고 노는 것이 더 소중하고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궁금한 것이 있으면 네이버에 물어보지 않고, Chat GPT에 물어보는 것이 편해진 세상에 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정답을 찾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는 것 같다. AI가 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하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만 되면 키즈카페에 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어른들이 어릴 때 일상적으로 했던 친구집에 놀러 가는 것과 같은 경험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