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저 새처럼 날고 싶어요.

by 초록해

영하권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날씨가 조금 풀렸다고 하는데도 아직 영하권이다. -11도, -13도라는 날씨를 경험하고 나니, -3도라는 날씨도 이미지상으로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밖에 오래 있으면 머리가 띵하다. '그래. 결코 따뜻한 날씨가 아니구나'를 몸으로 느껴야만 알게 되는 게 사람의 심리다. 오랜만에 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침식사를 하며 아내와 같이 검색하였고 소전미술관이라는 곳을 찾았다. 사실 전통적인 미술관이라기보다, 메인은 카페에 가까웠다. 그래도 책 & 전시 & 카페가 33.3%씩 조화롭게 섞여 있는 곳이었다. 노키즈존이 아닌 아이케어존이라는 멘트가 좀 더 나에게 책임감을 부여해주는 것만 같았다.



오랜만에 작품도 보고, 책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사람이 붐비지 않는 오전에 가서 그런지 더 좋았다. 점심시간에 가까워지니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1층에는 책들이 많이 있었고, 2층에는 그림이 좀 더 많았다. 아들이 엄마와 같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을 때, 나도 분야별로 책이 나눠진 곳에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 오늘은 왠지 에세이 쪽이 궁금해 그곳을 쓱 보다가 한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박완서 작가님의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제일 예쁜 건 아이들 다운 애다. 그다음은 공부 잘하는 애지만 약은 애는 싫다. 차라리 우직하길 바란다. 활발한 건 좋지만 되바라진 애 또한 싫다."


"부자가 못 되더라도 검소한 생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되 인색하지 않기를.

아는 것이 많되 아는 것이 코끝에 걸려 있지 않고 내부에 안정되어 있기를, 무던하기를, 멋쟁이기를."


아들이 태어날 때 단지 건강하게만 커달라고 생각했던 그 마음이 자꾸 퇴색된다.

나도 모르게 '이것도, 저것도 잘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고, 내 아이가 아닌 주변이 자꾸 보인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조만간 아들이 책의 제목처럼 나의 사랑을 무게로 느낄 것만 같아 가끔은 겁도 난다.

나의 힘듦, 고생, 희생이라는 단어가 아들에게 무거운 사랑으로 느껴지지 않으려면 끝없이 내려놓고 또 내려놓아야 함을. 그렇게 내가 가진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가벼워질 때 이 사랑이 오롯이 전달될 수 있음을.



"아빠, 저 새처럼 날고 싶어요"

"왜 새가 되고 싶어?"

"새가 되어 무지개를 색칠하고 싶어요!"


아들이 꿈속에서 하늘을 날 때, 사랑의 알맹이만 가지고 날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나중에 아빠와 엄마의 사랑을 생각할 때 무게감을 느끼지 않기를. 날아갈 때가 되었을 때, 응축된 사랑만 가지고 웃으면 날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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