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할때 받는 스트레스
현재 일하고 있는 곳으로 이직하자마자 새로운 사업 분야의 TF 조직에서 BD(Business Developer)이자 PO(Product Owner)의 역할을 동시에 맡게되었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주요한 업무는 TF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사업분야의 예약 및 상품 관리를 하는 Admin을 기획하는 일을 했다.
Admin을 기획하는 일은 그래도 동일한 비즈니스 로직의 사업기획부터 서비스 기획을 해 본 경험이 두어번 있었어서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존 스타트업과 비교적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에서만 업무 경험을 해봤었기 때문에 비교적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고 유관자들이 많아 속도를 내기 어려운 점, 따라서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더 많았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그리고 내 사업을 할 때는 의사결정 과정이 심플하고 A안이 어려울 경우 즉시 B안으로 결정하는게 빨랐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를 느낄새 없이 결정하고 바로 다음 대안을 실행했던 것 같다.
하지만 조직이 크다보디 결정이 더디고 결정을 기다리는 시간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꽤나 컸다. 또한 A안이 불가한 경우 B안으로 가는게 아니라, 아얘 A기능을 포기하는 결정을 통보받을때 느끼는 상실감과 허무함은 또 다른 스트레스였다.
아직은 내게 부족한 점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때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다. "다들 신중하게 결정한걸거야."하고 순응해야하는건지 혹은 A기능을 포기해야하는 이유를 확인하고 "B안도 어렵다면 C안은 어떨까요? C안이라면 기한내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은데 고려해 주세요!"하는게 맞는건지 판단이 어려울때가 있다.
물론 평상시의 나였다면 후자로 진행했겠지만, 좀 더 업무가 세분화되어있는 본 조직에서 PM이 결정한 일을 다시 제안하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위와 같은 상황들은 내가 시니어였다면 좀 더 나이스하게 판단하고 결정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렇게 여러 경험을 하며 성장해 나가는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마주했을때 좀 더 부드럽고 나이스하게 나의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오늘도 사실 스트레스 게이지가 거의 끝까지 차올라 나를 돌아봐야 하는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상품을 판매하는 서비스에서 고객의 취소/환불 요청 기능을 후순위로 미루고 1:1 문의로 받기로 한 결정을 통보받고 강력히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반대의견을 제시하면서 "내가 틀렸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퇴근 후 강아지 산책을 하며 과연 어떤 결정이 사업적으로 맞는 결정인가에 대해 여러 고민을 했다. 나의 경우에는 차근히 제 3자의 입장에서 "현재 상황의 사실만 나열하고, 가장 최우선해야하는 것들을 판단해보기"를 하다보면 나는 나와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또 좀 더 객관적인 의견을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혔을때, 일정대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할 때 받는 스트레스는 기획자라면 무조건 한 번쯤은 받게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스스로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계속해서 나이스하게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는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현재 회사에서 TF를 진행하며 지금까지는 겪어보지 못했던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좀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이끌어 가는 경험은 또 다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